방한(8월 14일)을 두 달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78)에 대한 한국에서의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콘클라베에서 교황으로 선출된 이래 자본주의의 탐욕과 세계적인 빈부의 양극화 등을 비판하고 약자와 가난한 자를 위한 교회를 거듭 천명한 강론과 메시지, 최근 외신을 통해 알려진 중동 성지 순례에서의 파격 행보 등으로 프란치스코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독일의 바티칸 전문 기자가 쓴 평전 ‘프란치스코 교황’(위르겐 에어바허 지음, 가톨릭출판사)와 교황 즉위 후 첫 강론집 ’교황 프란치스코, 자비의 교회‘(줄리아노 비지니 엮음, 바오로딸)이 잇따라 번역 출간됐다.
이들을 통해 본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용과 균형, 조화와 대화를 추구하는 사제다. 그는 가톨릭사에서 청빈의 상징인 성인 프란치스코를 이름으로 택한 첫 교황이자 예수회 신부다. 1773년 예수회를 해체시킨 교황 클레멘스 14세가 프란치스코 수도회 출신이라는 가톨릭사의 굴곡과 편견을 뛰어넘는 선택이었다. 남미 해방신학의 혈통이 섞인 교황은 ‘가난한 이들을 교회’라는 기치 아래 사회 참여에 적극적이지만 마르크스주의를 내세우는 급진적 해방 신학은 거부한다. 세계변화에 능동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낙태 및 동성애, 여성사제를 금하는 교리에 대해선 추호의 양보도 없다. 사회 참여를 강조하지만 영성의 회복을 근본에 두며 교회의 개혁을 추구하지만 전통 및 권위의 존중에 있어선 비타협적이다.
무엇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인을 감동시키는 이유는 ‘세상 속으로’ ‘민중 속으로’라는 신념이다. 그는 추기경 시절인 12월, 부에노스 아이레스 디스코텍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10대가 대부분인 194명의 희생자를 낳았을 때 현장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일일이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줬다. 2012년 12월 대형 기차 사고가 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한국민들이 그를 더욱 기다리는 이유다.
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