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에 따르면 현재 발굴면적이 830㎡에 이르는 수양개 6지구 유적에서 모두 3개의 후기 구석기 문화층이 확인됐다. 여기서 출토된 석기는 몸돌(좀돌날몸돌, 돌날몸돌 포함), 격지(돌날, 좀돌날 포함), 조각, 망치 등 석기 제작 관련 유물이 주를 이뤘다. 주먹도끼, 찍개, 찌르개, 슴베찌르개, 긁개, 밀개, 홈날, 뚜르개, 새기개 등의 연모도 포함됐다. 문화층마다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가진 망치돌이 출토됐고, 짝이 맞는 몸돌과 격지, 조각들이 발견되어 이곳에서 석기 제작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특히, 가장 아래층인 3문화층에서 길이 20.6cm, 너비 8.1cm, 두께 4.2cm의 길쭉한 규질사암 자갈돌에 0.4cm 간격으로 22개의 눈금을 새긴 돌제품 1점이 출토되었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이러한 유물이 지금까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 어디에서도 확인된 바 없어 후기 구석기 연구에 도움을 줄 획기적인 유물로 판단했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출토된 ‘눈금 새김 돌제품’은 구석기인들의 수(數)나 단위 등 숫자 개념을 기호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앞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해석과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에 발굴된 유적의 형성 시기는 중간층인 2문화층의 숯으로 연대를 측정한 결과 약 1만8천년 전후이며, 분포 범위는 약 2500㎡로 현재 조사구역 바깥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유적에서는 각 문화층별로 석기 제작기법을 복원할 수 있는 제작소가 확인돼, 시기적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후기 구석기 시대의 대표적 유적인 수양개 1지구 유적(사적 제398호, 하진리 상류 3.6km 지점에 위치)과 석기의 양상, 제작기법, 석재와 제작 시기 등이 유사하여, 상호 간의 관계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