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오는 8월 16일 토요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20만명의 참여가 예상되는 대규모 미사를 집전한다. 한국 천주교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의 시복 미사로, 지역 교회를 찾아 교황이 직접 주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국천주교방한준비위원회(이하 ‘방한위원회’)는 밝혔다. 초기 한국교회의 중추적인 인물들이 시복되는 이날 미사는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 앞에서 진행돼 국민적인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교황청과 한국천주교교황방한위원회가 오는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간으로 예정된 교황 프란치스코의 구체적인 체류 일정과 계획을 18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방한 사흘째인 8월 16일 오전 10시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 광화문 앞에서 수십만명의 서울 시민들을 만나 시복 미사를 집전한다. 방한위원회는 “광화문은 인근에 천주교 신앙 선조들이 옥고를 치렀던 형조터, 우포도청터, 의금부터 등이 위치해 순교로 희생된 천주교 신자들의 피와 땀, 눈물이 배어있는 역사적 장소”라며 “시복 미사에는 천주교 신자 20여만 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한위원호는 “교황청, 정부, 한국 천주교회는 교황 경호 및 시복식 참석자들의 안전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8월 13일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서울행 비행기를 타 14일 오전 10시 30분에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방한 첫째날인 이날 가장 중요한 일정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이다.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고 주요 공직자들을 만나 연설할 계획이다. 이어 교황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 주교단과 공식적으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방한 이틀째엔 서울에서 헬기로 대전으로 이동해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한다. 특히 이 미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초대된다. 교황은 이 미사 중 강론을 통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방한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대표들은 지난 5월 30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통해 교황과의 만남을 요청했으며, 한국 천주교회 건의에 따라 교황청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더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 이들을 초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사 후에는 교구장 주교 및 아시아 청년 대회 참가자 20명과 오찬을 함께 한다. 오후엔 성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인 솔뫼성지를 방문해 아시아 청년대회 참가자들에게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방한 사흘째인 8월 16일엔 광화문에서의 미사 집전 이외에 한국의 최대 순교 성지인 서소문순교성지 참배, 충북 음성 꽃동네 방문 및 장애인, 한국 수도자,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등과의 만남이 차례로 예정됐다.
방한 나흘째인 8월 17일엔 충남 해미순교성지를 방문해 아시아주교들을 만나고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한다. 아시아 청년대회에는 해외 23개국에서 온 약 2천명의 청년들과 약 4천명의 한국 청년 신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방한 마지막날인 18일 오전엔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미사에 앞서 한국 7대 종단 지도자들과의 만남도 약속돼있다. 염수정 추기경은 교황 방한에 앞서 지난 5월 29일 7대 종단 지도자과 오찬을 가지며 교황과의 만남과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초청했다.
미사가 후에는 서울공항에서의 환송식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의 모든 일정을 끝낸다. 이날 오후 1시 로마행 비행기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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