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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 화해’ 화두로 다시 만난 한국 · 이슬람
종교계 · 민간단체 행사 잇따라 개최
1500여년전 페르시아와 우리나라 간의 끈끈한 외교통상 유대감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한국전쟁 이후 중동ㆍ이슬람권과 한국의 40~50년전 초기 만남 역시 우호적이었다. 당시 중동 건설붐은 한국 고도성장의 마중물이었고, 그때 개발이 시작되던 강남의 한복판 도로는 ‘테헤란로’로 이름 붙여질 정도였다. 냉전 종식 이후 보다 분명하게 드리워진 서방과 중동간의 문명충돌은 한국과 이슬람권의 거리도 멀게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랬던 한국과 이슬람권과의 관계가 최근 ‘종교 화해’라는 화두와 함께 풀리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과 이슬람 세계 간의 교류 및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한 종교계와 민간 행사가 최근 잇따라 열렸다.

국민의 90% 이상이 무슬림인 터키의 종교지도자들이 내한해 국내 7대 종단 인사들과 만나고 주요 종교 기관 및 현장을 찾았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산하 국제사업단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이번 행사에서는 파티흐 대학 신학대학장인 무히트 메르트가 이끄는 터키 기자작가재단 대표단이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양국 종교간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신학자와 시리아 가톨릭, 시리아 정교, 터키 아르메니아 교회, 그리스정교회 사제 등이 포함된 대표단은 KCRP 대표회장인 자승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과 7대 종단 중앙위원 등과 만났으며 원불교 총부와 천주교 주교회의, 한국정교회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터키 대표단은 교환학생프로그램을 한국측에 제안했으며 이를 위한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협의가 진행됐다.


종교간, 민족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팔레스타인지역과 남북이 분단된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고 상호 이해를 도모하는 세미나도 열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아시아태평양생명학연구원, 공정무역 얼굴있는 거래 등으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네트워크’(KCNPP)가 지난 26일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진행한 신학세미나 ‘시오니즘과 한국 기독교’다. KCNPP의 이환진 교수(감리교신학대)는 성서적 접근과 신학적 성찰을 중심으로 한 강의를 통해 “‘한국 기독교가 왜 팔레스타인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한국 기독교의 근본주의와 패권주의의 근원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팔레스타인-한반도 평화 세미나’는 10월까지 매달 한번씩 열리게 된다.

한편, 의사, 방송인, 학자, 교수 등 지식인과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인 민간단체인 ‘한국종교발전포럼’(이사장 박재갑)은 지난 19일 ‘이슬람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한 이주화 한국이슬람교 이맘의 강연회를 열었다. 이 강연에서 이주화 이맘은 “종교에는 강요가 없으니라” “너희들에게는 너희들의 종교가 있고 우리에게는 우리의 종교가 있노라”는 꾸란 구절들을 인용하며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포용과 화합의 이슬람 정신을 강조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제공=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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