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 이하 ‘방준위’)는 30일 서울 명동 천주교 대교구청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황 방한 계획 관련 경과를 보고하고 국내 언론 취재 지원 방침에 대해 밝혔다.
방준위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교황 방한 일정 중 헬기를 제외한 차량수단에 대해 “답사단과 경호실에서 많이 논의하겠지만, 교황은 즉위부터 방탄차를 원하지 않는다고 공언을 해와 경호에 어려움이 있다”며 “교황은 특히 알베르토 가스바리 박사(교황 해외 방문 일정 책임자)를 통해 한국차를 이용하고 싶고, 그 중에서도 가장 작은 차를 타고 싶다는 의향을 전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허 신부는 “교황청이 소박하고 검소한 행사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그에 맞춰서 방한 일정을 진행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교황의 예정 업무가 잇따라 취소됨에 따라 불거진 건강 이상설에 대해선 “우리도 언론을 통해 알고 있으며, 교황이 적지 않은 고령이고, 더구나 방한이 가장 더운 여름에 이뤄지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염려스럽다”며 “그러나 교황의 건강이 여행에 관련해 특별한 문제가 있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교황청의 기본적인 입장이고, 교황의 방문 일정 발표 이후 (교황의 건강 및 방한 일정에 대해) 한국측에 특별한 연락을 해오지도 않았다”며 “방한 일정이 녹록하지 않지만 교황의 건강이 평안해져 무사히 소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과의 만남에 대해선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중에선 가톨릭 신자가 아닌 경우에도 미사에 참석을 원하는 분들이 있어 우리 교회측에서도 다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며 “오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 초청이 됐으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메시지는 미사 중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미사 외에 교황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따로 만나기는 어렵겠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교황이 예정에 없던 행보를 하는 경우들이 이제까지 적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다만 우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뜻을 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북한 천주교 신자 초청계획과 관련해선 “방준위가 구성되면서 정한 원칙으로 큰 공을 들이고 있다”며 “남북 민족이 다시 한번 교회의 전례를 통해 만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고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천주교계의 힘만으로는 안 되고 정부와 남북 양측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천주교 신자 초청을) 요청하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측 천주교 신자들의 초청이 받아들여지면 오는 8월 18일 프란치스카 교황이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석하게 된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서도 “실제 알아보니까 연세가 고령이시지만 신자나 미사 참석을 원하시는 분들도 계셨다”며 “몇 분이 될지 모르지만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석을 요청드렸으며, 이루어질 경우 교황께 미리 말씀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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