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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방한 D-7〕 교황은 메시지다…대한민국에 미칠 ‘프란치스코 이펙트’는?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가톨릭교회는 넓고 귀한 땅인 아시아의 모든 민족들과 기쁨과 희망을 나누길 소망하고 있으며, 바티칸은 아시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특히 한국과의 수교 50년을 기념해 저는 한반도에 화해의 선물을 달라고 하느님께 기원했습니다. 그리고 모든한국인들을 위해 이해 당사자들이 끊임없이 합의점과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리라고 믿습니다.”(1월 12일, 바티칸 외교사절단을 위한 신년연설)

“아시아,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빕니다. 그곳에서 평화가 회복되고 새로운 화해와 정신이 자라나기를 기원합니다.”(2013년 3월 31일, 부활절 미사, 이상 프란치스코 교황 강론 중)

교황은 메시지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준비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 이하 방준위)의 허영엽 신부는 “바티칸에서의 모든 전례는 교황의 강론을 중점적으로 다룬다”며 “한국에서도 메시지를 가장 중시할 것이며, 이에 따라 행사보다는 말씀과 메시지에 주목해야 할 것, 거기에 교황의 뜻이 있다”고 말했다. 바티칸에서 교황 방한의 첫 사전 일정 중의 하나 역시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사무총장 마리오 토소 주교가 교황 권고문인 ‘복음의 기쁨’을 알리기 위해 지난 6월 22일 방한한 것이었다. 대중과 사제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그가 강조한 것은 ”교황의 방한 목적은 복음의 선포”이며 그 때의 복음이란 개인적인 성공과 같은 사적인 영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힘없는 약자들과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회적 복음,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의 건설이라는 메시지였다. 


역대 교황 중 종교와 민족, 지역을 초월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77)이 오는 14일 닷새간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함에 따라 국내외에서 쏠리는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즉위 후 이탈리아를 제외하고는 중동순방에 이은 두번째 해외 방문이자 아시아지역 첫 발길인데다, 한 국가를 단독으로 찾는 것은 처음이라 더욱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자본주의와 양극화의 폐해를 비판하고 약자들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정책을 촉구하며 국제적 분쟁 지역에서의 평화를 설파해온 만큼 첫 아시아 방문지인 한국에서 교황이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이며, 그의 말과 행보가 국내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가 초점이다.

▶한반도 평화 메시지=긴장관계에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 교황이 어떤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할 것인가가 국제적으로는 우선 순위의 관심사다. 교황은 지난해 즉위 후 첫 부활절과 올해 초의 신년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와 이를 위한 당사자간의 협력과 화해를 촉구하는 뜻을 표명했다. 교황 방한 나흘째인 오는 18일 명동성당에서 예정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 닿아 있다. 이날 강론에서 그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 당사자간ㆍ국제사회의 노력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직접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는 북한측 신자들이 초청됐으나 현재로선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지난 5일 방준위는 브리핑에서 “북한쪽이 여러 사정상 참석이 어렵다고 지난달말 알려 왔다”며 “그러나 불참이 확실히 결정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국 사회의 갈등=대내적으로는 한국 사회의 갈등에 대해 어느 주제로, 어떤 수위로, 연설이나 발언을 할 지도 이목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황의 방한 일정 중 주목되는 것은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참석하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생존 학생들을 행사 직후 면담하기로 한 계획이다. 여전히 특별법 제정이 난항을 겪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사회의 적폐와 그 희생자들에 대해 어떤 비판과 치유ㆍ위안의 메시지를 던질지가 관심이다.

▶성노예, 일본의 역사인식=오는 18일 명동성당 미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초청됐다. 방준위에 따르면 교황은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견해를 미사 강론에서 피력할 가능성이나 미사 전후로 위안부 할머니들과 직접 만날 가능성도 있다. 전쟁 성노예나 일본의 역사 반성 문제, 동아시아에서의 평화에 관해 교황이 직ㆍ간접적으로 언급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교계에서 나오고 있다.

▶대 청년 메시지=바티칸과 방준위가 내세운 교황 방한의 첫 목적은 대전교구에서 열리는 ‘제 6회 아시아청년대회’의 참석이다. 교황은 15일 대전 가톨릭대에서 17개국 청년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하고, 전체 참가자를 대상으로 고민을 듣고 연설하는 자리를 갖는다. 17일엔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한다. 청년들의 고민과 사명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사회적 약자로서 그들에 대한 기업과 정부, 사회의 책임을 강조하는 뜻이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열린 가톨릭 세계청년대회에서는 노동시장에서 일회용으로 쓰고 내버려지는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비판하고 이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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