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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수맞은 국내 최초 웨슬리 신학자 조종남 박사, “교황 방한, 한국 교회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헤럴드경제=이형식 기자] “한국 개신교는 한쪽에서는 전도를, 또 다른 편에서는 사회참여만을 강조하며 양극화됐습니다. 전도란 무엇입니까? 예수 그리스도가 하신 일을 따르는 것이 온전한 전도입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의 실천이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이웃사랑입니다. 웨슬리는 교회와 사회를 거룩하게 하는 사역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웨슬리의 선교 사역은 사회 참여를 동반했습니다. 한국 사회가 여러 면에서 타락하고 있는데 한국 교회는 무엇을 했냐는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아니 교회 자체가 타락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한국 교회는 전도와 사회 참여의 양극화를 극복하고 새로워져야 합니다. ”

우리 나이로 88세, 미수(米壽)를 맞은 노(老) 신학자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지만, 한국 개신교와 한국 사회의 혁신을 역설하는 논리는 명쾌했고 날카로웠다. 


그 주인공은 국내 첫 웨슬리 신학 전공자이자 권위자로 꼽히는 조종남 서울신학대 명예총장이다. 그는 올해 미수를 맞아 유석성 서울신학대 총장을 비롯한 제자들로부터 기념 문집(6권)을 오는 8일 봉정 받는다. 그는 서울신학교와 숭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에모리대학교 대학원과 미국 애즈베리 신학교에서 각각 철학과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한국 개신교 최초로 웨슬리 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원로 신학자다.

존 웨슬리(1703∼1791)는 영국 감리교와 복음주의운동의 창시자로 꼽히는 인물로, 원칙과 규율을 따르는 성결한 신앙생활과 사회 복음과 개혁에 기여하는 기독교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신학을 주창해 후대의 개신교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조 박사는 웨슬리 신학의 근본 정신을 따라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함께 ‘로잔 운동’이라는 사회복음주의 운동을 주도했다.

조 박사는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복음과 사랑의 실천이라는 근본 정신에 입각해 영국 사회 개혁에 이바지한 웨슬리의 신학을 강조하며 한국 교회가 새로워질 것을 당부했다. 특히 교황의 방한과 관련해서도 “한국 개신교가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짧은 재임 기간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매듭을 푸는 교황, 따뜻한 교황, 권위를 내려놓고 낮은 자세로 약자와 함께 하는 교황으로 꼽히고 행동으로 직접 그리스도의 도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교황의 방한은 한 마디로 사회적 약자를 위함이며, 분단된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를 위한 것입니다. 교황 방한을 앞두고 한국의 개신교가 다양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공통된 견해는 자성과 갱신의 기회가 되어야 하며 교회 연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조 박사는 “한국 교회의 한편에서는 믿음과 전도만 강조한 나머지 맹목적인 신자들을 양산하고 개인 윤리와 사회 정화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것이 신앙과 생활의 이원성을 초래하고 교회의 부패를 가중시켰다”고 진단했다. 이어 “프로테스탄트(개신교)는 중세 가톨릭교회의 부패를 거부하며 출발했는데, 이제 한국 교회의 현실이 중세가톨릭교회와 다를 바 없이 퇴보했다”며 “교회는 외형과 규모를 서로 비교하며 경쟁에 혈안이 돼 있다”고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교황의 방한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종교 개혁으로 얻은 교회의 본질을 성찰하고 다시금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개신교로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지난 1968년 41세의 젊은 나이로 서울신학대 총장에 취임해 14년간 역임했으며, 명지대 인문사회대학장, 세계복음화 로잔 국제위원회 부의장 등을 지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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