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수익·기부금 늘어 이름값 톡톡
2위 토머스 과학도에서 음악가로 변신
세계 첫 ‘유튜브심포니…’ 지휘 화제
각각 다루는 악기도, 개성도 다른 100여명의 단원들을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최고경영자(CEO)에 비유된다. 유명한 지휘자들은 연봉도 웬만한 CEO가 부럽지 않은 수준으로 받고 있다.
▶무료 공연 통해 클래식 대중화에 나선 무티=미국 LA타임즈가 지난 2011년 기준으로 미국 지휘자 연봉 상위권을 꼽은 결과 8명이 100만달러(약 10억5000만원) 이상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가운데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217만달러(약 23억원)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마이클 틸슨 토머스(샌프란시스코심포니) 203만달러,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193만달러, 샤를 뒤투아(필라델피아) 164만달러, 제임스 레바인(메트로폴리탄 오페라) 152만달러, 구스타보 두다멜(LA필하모닉) 143만달러, 앨런 길버트(뉴욕필하모닉) 134만달러, 제임스 콘론(LA오페라) 118만달러 순이었다.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리카르도 무티는 지난 2010년 9월 시카고심포니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했다. 무티는 당초 2015년 8월까지 계약을 맺었으나 올해 초 재계약을 맺어 2020년 8월까지로 임기가 연장됐다.
무티는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으로 지난 1986년부터 2005년까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라스칼라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시카고심포니 역시 다른 오케스트라처럼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무티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무티가 취임한 이후 시카고심포니에 들어오는 기부금과 공연 티켓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카고심포니에 따르면 2014년 6월 30일 기준 전체 영업 수익 및 지원금은 7660만달러로 전년(7361만달러) 대비 약 4% 증가했다. 무티 취임 이후 젤 패밀리 재단은 무려 1700만달러(약 180억원)을 시카고심포니에 기부하기도 했다.
무티는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시카고심포니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그는 무료 공연 등을 통해 클래식 대중화에 힘써왔다.
무티가 취임 직후 시카고 밀레니엄파크에서 개최한 무료 콘서트에는 시민 2만5000명이 모이기도 했다. 무티는 시카고심포니의 리허설 때 후원자, 학생, 노인, 저소득층을 초청해 꾸준히 무료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유투브오케스트라 지휘한 MTT 등=무티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한 마이클 틸슨 토머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에서 태어났다. 이름의 약자인 MTT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그는 과학자가 되기 위해 대학에서 광물학과 생화학을 공부했지만 음악가로 진로를 바꿨다. 지휘의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에 이어 1988년 런던심포니의 수석지휘자를 맡기도 했다.
마이클 틸슨 토머스는 지난 2009년 4월 세계 최초로 온라인 오디션을 통해 만들어진 교향악단 ‘유튜브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온라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는 전세계의 지원자들로부터 연주 동영상을 접수해 심사를 거쳐 단원들을 선발했다.
유튜브심포니는 2009년 미국 카네기홀에서 공연한데 이어 2011년에는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연주했다. 공연 실황은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로 생중계됐다.
크리스토프 에센바흐는 1940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1959년 지휘공부를 시작해 1972년 지휘자로 공식 데뷔했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휴스턴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등을 역임했다.
1951년 스타인웨이 영 피아노 콩쿠르 우승 등을 차지했던 그는 피아니스트로도 유명하다.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공식 홈페이지(www.christoph-eschenbach.com)는 한국어 번역 서비스도 제공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그는 “나는 100세가 돼도 계속 지휘를 하고 싶다. 99세가 됐을 때도 나는 여전히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아마 지금보다도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나날이 새로움에 눈뜨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올해 나이 71세인 제임스 레바인은 척추 디스크 손상으로 지난 2011년 지휘대를 잠시 떠났다. 하지만 지난해 5월 19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시 지휘봉을 잡아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제임스 레바인은 살아있는 미국의 가장 위대한 지휘자 중 한사람”이라고 밝혔다.
제임스 레바인은 지난 1971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처음 지휘했고, 1976년부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그는 10살 때 신시네티오케스트라와 협연해 피아니스트로 데뷔하기도 했다.
앨런 길버트는 올해 초 뉴욕필과 함께 내한해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했다. 앨런 길버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뉴욕필 바이올린 단원 출신이어서 그는 ‘뉴욕필 키드’로 불린다.
앨런 길버트는 지난 2012년 말러의 교향곡 9번 연주 도중 관객의 핸드폰이 울리자 연주를 중단했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