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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인 디아스포라의 현주소, 현대미술로 만나다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1930년대 대공황기 브룩클린의 60대 세일즈맨 윌리 로먼은 자신이 시대의 패배자라는 것을 깨닫고 자동차를 폭주시켜 파멸에 이른다. 아서 밀러의 1949년작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은 60년 뒤인 2009년 브리티시 나이지리안(British Nigerian) 작가 잉카 쇼니바레(Yinka Shonibareㆍ52)에 의해 강렬한 조각물로 재탄생했다. 

 
잉카 쇼니바레, ‘Crash WIlly’, 마네킹, 파이버글래스 등, 132×198×260㎝, 2009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1980년대말 데미안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등과 함께 YBA(Young British Artists) 그룹의 일원이었던 쇼니바레는 세계적인 스타 작가이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낯선 이름이다.

런던에서 태어나 세 살때 나이지리아 라고스로 이주, 다시 런던으로 돌아와 미술을 공부한 쇼니바레는 ‘후기 식민 잡종’을 자처하며 탈식민주의와 제국주의, 물질만능주의를 주제로 한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다. 

안톤 카네마이어, ‘ K is for King Klepto’, 잉크, 아크릴 등, 225×150㎝, 2014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2002년 도큐멘타 10에서 큐레이터 오쿠이 엔위저의 커미션으로 제작한 ‘용맹과 범죄적 대화’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작가의 작품들은 런던 테이트모던, 빅토리아앤알버트뮤지엄, 워싱턴 스미스소니언협회 국립아프리카미술관, 뉴욕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관 컬렉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쇼니바레를 포함한 크리스 오필라, 존 아캄프라 등 국제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프리카계 작가 21명의 작품이 한국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올해 마지막 전시 ‘아프리카 나우’에서다. 

조디 비버, ‘Sabelo Kabel Mnukwa…’, 사진, 100×80㎝, 2014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전시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대륙 작가들과 함께 영국, 미국에 살고 있는 아프리카 이민 2~3세대 작가들의 회화, 조각, 설치, 영상 100여점을 선보인다.

후기 식민시대 아프리카 대륙 내 민족주의나 종교분쟁의 서사를 고찰한 작품들과 함께, 17~19세기 노예무역으로 강제 이주됐던 이들의 후손들이 흑인 디아스포라의 현주소를 예술가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2015년 2월 15일까지 서소문본관 2~3층.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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