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올해는 행동하는 경전 실천시대로 삼으려고 합니다. 훌륭한 경전에서 한가지만이라도 실천하자는 거죠. 저부터 하려고 해요.”
박남수 천도교 교령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신년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천도교 활동의 방향으로 ‘경전의 실천’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근대화과정에서 사회문화운동의 중심에 서왔던 천도교의 정신을 되살려 종교로서의 역할을 해보자는 것이다.
천도교는 그 일환으로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어린이 학대와 관련, ‘어린 아이를 때리지 말자’는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박 교령은 “해월 최시형 선생은 ‘어린 아이도 한울님이니 때리지 말라’라고 하셨습니다. 최근 일어난 어린이집 폭행사건은 보육교사가 아이를 때린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세상이 아이를 때린 것”이라며, “ 가장 약한 존재이자 미래의 희망인 아이를 때린다는 것은 인간 존엄의 문제가 마지막 선까지 갔다는 의미로 여기서 더 무너지면 우리사회는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천도교의 핵심 교리인 생명사상의 연장선상에 있다.
천도교의 경전인 해월신사법설(海月神師法說)의 대인접물(對人接物)편에는 “아이를 때리는 것은 곧 한울님을 때리는 것이니 한울님이 싫어하고 기운이 상하느니라. 도인집 부인이 한울님이 싫어하고 기운이 상함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경솔히 아이를 때리면 그 아이가 반드시 죽으리니 일체 아이를 때리지 말라”라는 구절이 있다
천도교는 또 지난해 전개했던 갑오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사업의 연장 선상에서 올해부터 3ㆍ1 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3ㆍ1 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은 천도교가 중심이 돼 7개 교단과 준비해나가면서 북측의 참여를 이끌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천도교 지도자들이 북한을 방문, 동학혁명 120주년과 3ㆍ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공동의 관심사를 확인하고 학술행사, 유적지 탐방 등의 작업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박 교령은 “지난해 ‘삐라사건’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돼 동학120주년 공동 학술발표 등 후속조치를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새해에 다시 3ㆍ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제안했다”며, 앞으로 북한과의 교류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박 교령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들의 의견이 엇갈려 합의를 보지 못한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제정 문제도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과 전국농민혁명유족회, 학계 관계자들과 협의해 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천도교는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사업을 마무리하는 작업으로 23일 프레스센터에서 ‘동학사상 확산’토론회를 개최한다.
통일 문제와 국민 통합 문제의 해법을 동학에서 모색하자는 취지로 열리는 이번 토론회에는 최완규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이 ‘동학농민혁명과 남북통일의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맡고, 조민 민족통일연구원 연구실장과 임형진 경희대 교수, 한양대 김동민 교수,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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