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면서 사소하다고, 보잘 것 없다고, 별 볼일 없다고 아예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삶은 그런 사소하고 보잘 것 없으며 별 볼 일 없는 일의 단순 반복이 어느 순간, 위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세상에는 역설적으로 사소한 것이 없고 보잘 것 없는 게 없다. 특히 고객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고객을 대하는 마음과 자세, 행동과 다양한 배려가 회사 입장에서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어느 순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엄청난 파급효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매순간 말 한 마디, 작은 행동 하나라도 조심하고 진정성을 갖고 진심으로 고객을 보살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MOT(Moment of Truth)라는 말이 있다. MOT는 “Moment De La Verdad”라는 스페인 투우 용어를 영어로 옮긴 것이다. 한글로 ‘진실의 순간’이라 번역된다. 투우에서 투우사 Matador가 소와의 대결에서 마지막 검을 급소에 찔러 소의 숨을 거두게 하는 결정적 15초의 순간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결정적 순간’이라는 의미이다. 스웨덴의 마케팅 전문가인 리처드 노만(R. Norman)이 처음 사용하였고,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의 얀 칼슨(Jan Carlzon) 사장이 1987년 ‘진실의 순간 Moment of Truth’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널리 알려졌다. 기업의 입장에서 MOT는 고객이 기업의 종업원 또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포함 모든 인적 물적 자원과 접촉하는 순간의 상황을 말한다.
MOT의 중요성에 대해 얀 칼슨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 한 해 동안 1000만 명의 우리 고객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 다섯 번 정도 우리 직원들과 만났는데 이 만남은 평균 15초 정도 지속하였다. 따라서 우리 스칸디나비아항공사는 한 번에 15초 정도, 일 년에 5000만번 창조된다고 할 수 있다. 이 5000만번이나 되는 진실의 순간이 우리 회사의 성패를 결정하는 순간이다.” 미용업을 하는 우리 회사도 하루에 수많은 고객들이 다양한 곳에서 직원들을 만나면서 각각 다른 진실의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한 회사의 흥망성쇠는 이런 매순간 고객이 경험하는 진실의 순간의 총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진실의 순간에 체험했던 감동적인 장면에서 고객이 느끼는 행복감이 곧 회사의 행복감으로 이어진다.
고객이 여러 번에 걸쳐 좋은 서비스를 경험했다 하더라도 단 한 번의 불만을 느낀다면 결국 전체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0으로 만들어버린다는 ‘100-1=0’이라는 공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받고 행복에 겨워도 주차장에 가서 차를 몰고 건물을 나오는 도중에 운전자 실수로 차 외부에 손상이 생겼다면 그 고객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해당 회사의 주차장을 탓할 것이다. 진실의 순간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와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하찮은 한 순간이라고 무시하거나 간과하지 말고 모든 순간마다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자. 그 때 그 순간이 모여 한 평생을 좌우하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