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보’는 매주 24만부를 발행하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공식 주간 소식지다. 교구 내 229개 본당에 배포되며 147만 명의 교구 신자들이 받아보고 있다. 또 16개 교구 기관과 일부 신자들도 ‘서울주보’를 통해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주보’는 1978년 5월 7일 가톨릭 교회의 홍보주일을 맞아 4면 분량의 주보를 발행하며 시작했다. 이후 내용과 구성 등에 많은 변화를 시도하며 지금은 전면 컬러인쇄와 12면 분량으로 신앙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주보’ 제작과 편집 책임을 맡고 있는 교구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는 “1970년대 이전까지의 주보는 본당 단위로 발행하는 전례지 위주였다. 하지만 교구 통합 주보인 ‘서울주보’가 탄생하면서 복음 해설, 신앙 나눔, 교리교육에 교회소식까지 전달하게 됐다. 현재는 대표적인 교구 소식지이자 천주교회 선교 및 홍보매체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서울주보가 점점 더 우리 교구 신자들의 소통뿐 아니라, 말씀의 교육과 영성적 발전에 큰 기여를 하리라 기대 한다”라며 2000호를 계기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서울주보’를 격려했다.
이번 2000호 특집호에는 정진석 추기경,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교구 성직자들과 시인 정호승(프란치스코), 두산그룹회장 박용만(실바노), 가수 하춘화(체칠리아), 배우 안성기(사도요한), 김해숙(비비안나), 방송인 김제동(프란치스코) 등 각계각층의 가톨릭신자 50여명의 축하인사를 싣는다.
또한 지난 2월 진행한 ‘서울주보 2000호 발행기념 신앙생활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 소식을 전하는 한편, 수상작을 3월 한 달 간 ‘서울주보’에 연재한다.
전시회도 열린다. 내달 5일(목)부터 16일(월)까지 서울 명동 ‘갤러리 1898’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에서는 주보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새롭게 거듭나는 서울주보 △교회 역사와 함께하는 서울주보 △생명의 문화를 전하는 서울주보 등 10개 주제로 나눠 전시한다.
서울주보는 특히 시대마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왔다.
군부 독재 시절 언론 통제가 이어지던 때, 자유와 정의를 강조하던 故 김수환 추기경(스테파노, 1922~2009)의 강론 전문을 주보에 게재해 어두운 현실에 진리의 빛을 전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
또한 교구의 재정 투명화 의지를 반영하며 천주교 사상 처음으로 2007년 7월 주보 간지를 통해 교구 재정현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으며, 타종단에까지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서울주보’의 재무제표 공개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울주보’에는 작가들이 다수 참여했다. 작가 정채봉(프란치스코, 1946~2001), 박완서(정혜 엘리사벳, 1931~2011), 최인호(베드로, 1945~2013) 등 많은 문인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런 각계각층의 가톨릭 신앙인들이 신앙생활의 단상을 전하는 ‘말씀의 이삭’ 코너는 ‘서울주보’ 에서 가장 열독률이 높은 코너이다. 신자들에게 쉽고 편안하게 신앙을 전하며 큰 공감대를 불러오고 있다.
교구 홍보국은 신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문화예술인들의 ‘말씀의 이삭’ 원고를 따로 발췌해 책자 ‘슈퍼스타’(가톨릭출판사, 264쪽, 1만원)를 출간하기도 했다. 또한 故 최인호 작가는 ‘서울주보’에 1988년부터 2012년까지 90편이 넘는 원고를 게재하면서 자신의 주보 게재 원고를 엮어 2008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열림원,280쪽, 9천7백원) 선보이기도 했다.
2000호를 맞아 ‘서울주보’는 또다시 변화를 시도한다.
우선 2000호 발행을 기념해 교구 소식을 직접 생생하게 전하는 주보 특별판 ‘가톨릭서울’을 신설했다. 2000호를 맞는 내달 1일에는 인터넷 뉴스페이지(http://newsseoul.catholic.or.kr)도 열린다. 또한 ‘서울주보’에 신자들이 직접 교회 현장을 생생히 전하는 ‘본당 소식’ 코너를 신설해 진행하고 있다.
‘가난한 이들을 돌보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 달에 한 번 어려운 이웃을 찾아 소개하고 도와주는 ‘좋은 이웃, 따뜻한 나눔’ 코너도 시작한다.
교구 홍보국 허영엽 신부는 “작년 한국 천주교계 최대 이슈였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당시 전한 ‘소통’과 ‘나눔’의 메시지에 응답하고자 교회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신자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라며 “ ‘서울주보’가 교황님께서 강조한 소통과 가난한 이웃에 대한 사랑을 이끌어내는 견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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