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몰두 청소년 정서함양 도울 것
취미로 악기를 다루는 직장인이나 주부, 학생들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들의 연합회가 오는 28일 출범한다. 한국생활예술음악인협회(KOAMA). 시민 오케스트라들이 함께 연주하고 교류하며 실력을 쌓고, 더 나아가 소외계층을 위한 연주나 음악교육에 나서기 위해 만들어졌다.
봉원일(60·사진) KOAMA 위원장은 악기를 배워 혼자 연주하는 사람도 많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 연주하는 행복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주를 하다보면 함께 연주하는 사람들이 나를 위해 연주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이것이 바로 힐링”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 간 색소폰을 배워 온 봉 위원장은 색소폰 앙상블인 서울아트의 단장도 맡고 있다. 그는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시민예술제’에 참가했다가 KOAMA 발족까지 추진하게 됐다. 현재 33개 시민 오케스트라가 KOAMA에 가입했고, 계속 모집 중이다.
봉 위원장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지만 베토벤 교향곡이나 말러 교향곡을 연주하는 등 수준 높은 팀들이 많다”며 “인기있는 오케스트라는 오디션을 보고 단원을 뽑을 정도”라고 전했다.
KOAMA는 음악 교육으로 청소년들을 마약, 폭력 등에서 구제하는 ‘엘 시스테마’를 모델로 삼았다.
봉 위원장은 “게임에만 몰두하는 학생들의 정서를 음악으로 함양하고자 한다”며 “학교에서 악기를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것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태동한 KOAMA의 시급한 과제는 무엇보다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들이 안정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다. 봉 위원장은 “구청이나 주민센터 강당 등 장소는 많지만 직장인들이 연습할 수 시간대인 퇴근 후나 주말에는 관리할 사람이 없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며 “정부나 기업들이 돈보다는 이런 부분을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장소를 대여해주면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들이 지역 주민들을 위한 행사에서 연주를 해주는 등 윈-윈(win-win)도 가능하다.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봉 위원장은 근무시간 외에 퇴근 후나 주말에는 KOAMA를 위해 바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시민예술제를 준비하면서 관현악단, 윈드오케스트라, 만돌린 등 여러 연주를 들었는데 기가 막히게 좋았다”며 “행복하게 음악을 듣는 맛에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8일부터 KOAMA 출범 축하공연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29일까지다.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12개가 참여하는 대규모 공연이다.
오는 21일에는 보령 정심학교의 장애우들과 송파뮤즈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합동 연주도 열린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