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 대학교 신경과학자 스콧 그래프턴 교수는 20명의 실험자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여러 주에 걸쳐서 이들이 10개의 음으로 구성된 6개의 마디를 연주하는 법을 익히도록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험자가 뇌의 어떤 영역과 기능을 사용하는지 그리고 이 과정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반복적으로 관찰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악기를 빨리 배우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발견됐습니다. 악기 연주를 배우는 동안 전략을 세우고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인지 제어’ 영역과 연관된 뇌의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다시 말해 최소한 악기 연주를 익히는 사이에는 사고하는 것을 멈추고 있었습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아직 인지 제어 뇌 영역이 발달되지 않은 아이들이 어른들 보다 더 빨리 악기 연주를 배우게 만든다는 분석을 도출해냅니다.
그래서 스콧 그래프턴은 말합니다. 어떤 분야에 자신이 있고 그 분야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물속에서 죽을 수도 있다’고 말이죠.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 어쩌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이달 둘째 주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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