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물론이고, 의도적인 만용을 부리다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이들을 보며 혀를 차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이런 황당한 죽음에 수여하는 국제적인 상(賞)이 있습니다.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의 이름을 딴 이 상은 미국의 기자 웬디 노스컷이 만든 것으로 알려집니다.
1995년 다윈상을 수상한 아리조나의 속도광(출처=다윈상홈페이지) |
이 상을 만든 이유는 “인간의 멍청함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실제 다윈상의 홈페이지에는 “자신을 스스로 제거함으로써 인류의 우월한 유전자를 남기는 데 공헌한 사람들을 기린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즉, 다윈상의 수상자들은 바보같은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지 않고 스스로 제거함으로써 인류 전체의 평균 유전자 향상에 공헌했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찰스 다윈의 이름을 딴 것도 같은 맥락이겠죠.
이 상의 홈페이지(http://www.darwinawards.com)에는 400여건에 달하는 황당한 죽음들에 관련된 기사 및 영상들이 있는데요.
다윈상 홈페이지 캡쳐 |
매년 전 세계 각지에서 보고된 기사, 연구 등을 인용해 그 해의 가장 황당한 죽음에 대해 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이 상은 홈페이지에 작성된 각각의 황당한 죽음에 대한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투표로 수상여부가 결정되는데요.
초창기에는 떠도는 소문 등이 다수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언론을 통해 객관성이 입증된 죽음 등 실제에 기반한 사건들이 평가대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1994년부터 집계가 된 이 상의 유명한 수상자들을 보시죠.
먼저 1995년 다윈상은 미국 아리조나에서 발견된 신원미상의 남성에게 돌아갔습니다. 비행기 보조추진장치(JATO)를 손에 넣은한 남성이 자신의 차에 이 장치를 장착하고 아리조나의 사막도로에서 주행을 해봤는데요.
엄청난 동력을 자랑하는 추진장치의 힘을 차가 견딜리가 없었죠. 남성의 차는 폭주를 하다 절벽과 충돌해 처참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경찰이 발견한 차량 파편에서는 이 남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조각 일부와 손톱 만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다음해인 1996년의 수상자는 폴란드 농부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유럽 제일의 마초맨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했는데요. 친구들과 담력 대결을 하다 한 친구가 전기톱으로 자신의 발 끝을 잘라내자 무모한 행동을 저지릅니다.
바로 전기톱으로 자기 머리를 잘라낸거죠.
2012년에는 ‘가솔린 개리’라는 남성이 선정됩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살던 ‘개리’라는 이 남성은 친구의 집에 놀러갔다가 술을 마시게 되는데요. 한모금 시원하게 마시고나자마자 바로 구토를 합니다. 그가 술로 착각했던 액체는 가솔린이었기 때문이죠.
잠시 쇼크상태에 빠졌던 개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담배에 불을 붙이는데요. 그 순간 엄청난 폭발이 일어납니다.
개리가 토했던 가솔린이 자신의 옷에 그대로 묻은 것을 깜박한 것이었죠.
결국 개리는 처참하게 그을린 주검으로 소방관들에게 발견되며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이 상의 한국인 수상자도 있습니다.
‘앵그리 휠체어 맨’이라는 이름의 이 한국 남성은 지난 2010년의 다윈상 수상자인데요.
지체장애인를 가졌던 이 남성은 자신의 휠체어가 간발의 차이로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자 화를 이기지 못하고 엘리베이터 문을 휠체어로 수차례 들이박습니다.
그러다 충격을 이기지 못한 엘리베이터 문이 부숴지며 이 남성은 높이 10미터 아래의 바닥으로 떨어져 사망한 사건이죠.
이 외에도 가스 탱크에 용접을 하다가 가스 탱크가 터져서 400미터를 날아간 브라질 상 파울루에 살던 49세의 정비공, 자선행사 중 헬륨풍선을 타고 날아갔다가 실종된 후, 사체로 발견된 브라질 신부. 자신의 고급 승용차를 보호하기 위해 열차를 세우려다 사망한 이탈리아 남성 등 매년 황당한 죽음이 다윈상의 이름에 남겨지고 있습니다.
현재 다윈상의 홈페이지에는 2014 다윈상의 후보들이 있는데요. 홈페이지를 방문하셔서 이들의 황당한 죽음에 대한 묵념과 함께 투표를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tiger@heraldcorp.com
동영상=2010년 다윈상을 수상한 한국 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