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책의 날’을 하루 앞둔 22일 오전 7~8시 모교인 서대문구 북아현동 한성고등학교에서 등굣길 학생 약 1000명에게 한 송이씩 포장한 장미꽃과 고두현 시집 ‘늦게 온 소포’(민음사)를 일일이 나눠준다.
이날 선물할 장미와 시집은 고교 동기생이 운영하는 꽃집 ‘꽃배달구구단’의 협찬으로 마련했다.
김씨는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꽃과 시집에 후배 사랑의 마음을 담아 전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시집 ‘늦게 온 소포’를 택한 사연도 밝혔다.
“어릴 적 기타 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가 ‘딴따라 되려느냐’고 호통치며 기타를 박살내버렸어요. 늘그막에 중남미 콜롬비아로 일하러 간 아버지가 그곳에서 돌아가셨는데, 알고 보니 저에게 주려고 기타를 사 놓으셨지 뭐예요. 유골과 함께 늦게 도착한 그 기타를 보고 밤새도록 울었지요. 그 슬프고도 아릿한 기억 때문에 ‘늦게 온 소포’라는 시에 매료됐습니다. 한겨울에 혼자 지내는 어머니가 서울 아들에게 남해 유자를 단술단지처럼 싸서 보내준 그 시 속의 감성이 저를 눈물나게 했죠.”
그는 또 연극 ‘나와 할아버지’(대학로 그린소극장) 개막일인 5월 5일 오후 6시 공연 후 관객들에게도 꽃과 시집을 선물할 계획이다.
김씨의 아들인 배우 김의건 씨도 책의 날 꽃과 책 선물에 동참한다. 연극 ‘물고기들’ 공연을 앞두고 있는 그는 23일 오전 11시 대학로의 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에서 전날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꽃과 시집을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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