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 6.9%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7%를 하회한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와, 예상(6.8%)보다는 높다는 진단이 함께 나온다. 중국 정부의 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의혹과, 수출에서 내수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사실 어느 한 쪽이 옳다거나, 틀렸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경제학자도 아닌데, ‘갑론을박’에 뛰어들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내 자산을 지키고 불리는 데 중요한 정보다. 확실한 팩트(fact)만 추려보자.
첫째, 원자재 시장은 당분간 좋지 않을 게 분명하다. 제조업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은 물론 설비투자도 분명 부진하다. 중국이 예전처럼 원자재를 많이 수입할 상황이 아니다.
둘째, 값싼 인건비를 이용한 가공무역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중국 정부가 수출보다 내수로 무게중심을 잡은 데는 인민들의 생활이 안정돼야 공산당 독재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정치적인 이유가 크다. 이와 동시에 미국, 유럽, 신흥시장 등 글로벌 경기가 모두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굳이 수출에 드라이브를 걸어봐야 얻는 게 많지 않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어차피 중국 자체가 이제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다. 최근 중산층과 부자들도 크게 늘었다. 불확실한 외부시장보다 확실한 내부시장을 노리는 게 승산이 더 있다고 판단한 게 아닐까.
셋째, 이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곳에 투자를 해야 한다. 돼지고기를 즐기던 중국인들이 최근 소고기와 연어도 먹고, 고량주 대신 와인과 코냑에 빠지기 시작했다. 소고기와 연어는 주로 호주에서 수입한다. 와인과 코냑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강국이다.
단, 공산품이나 서비스는 중국 기업들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 기업들이 아직 일정 수준에 못 이른 분야는 수입하겠지만, 중국 기업들도 웬만큼 경쟁력을 갖췄다면 국산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국영기업이 많은 만큼 중국 정부도 중국 기업을 밀 게 뻔하다. 밖에서는 중국이 자급하기 어려운 상품과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투자가 정답이다.
넷째, 중국 금융시장은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 중국의 자본주의는 우리와 다르다. 증시와 외환시장은 공산당의 통제 아래에 있다. 위험(risk)의 영역보다 불확실성(uncertainty)의 영역에 가깝다. 채권시장에서는 사실상 정부 주도로 빚으로 빚을 내는 상황이다. ‘폭탄 돌리기’ 또는 ‘돌려 막기’ 구조다. 정부가 통제하는 금융시장을 통한 기업과 시장에 대한 직접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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