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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송영무 장관 교체설, 이상한 이유 3가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자신의 교체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여유롭고 자신에 찬 모습이다.[사진제공=연합뉴스]

-송 장관 교체설 확산, 정경두 합참의장 내정설

-文 스타일과 안 맞아, 실익도 없어, 과정도 비정상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현 정경두 합동참모본부의장이 대신할 거라는 전망이 연일 유력한 소식통을 앞세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그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 과정이 너무나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다. 국가 안보 수장을 교체하는 방식이 이렇게 졸속으로 진행돼선 안 된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정부는 30일 중폭(5~6명)의 장관 교체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 대상 부처로는 국방부, 교육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 5∼6곳이 거론된다. 송 장관의 유임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그러나 이미 여러 차례 현재의 정경두 합참의장이 국방부 장관에 내정됐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아무런 언급이 없는 상태다. 물론, 국방부는 이 사안에 대해 답변할 위치가 아니다. 장관 교체는 청와대가 발표할 내용이다.

송 장관 교체설의 배경은 다양하다.

각종 구설수를 자초했다는 것과 지난 7월 민병삼 당시 국군기무사령부 100부대장(육군대령)과 공개석상에서 설전을 벌이며 리더십이 손상됐다는 점 등이 가장 큰 이유다.

이에 맞서 송 장관이 유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군 개혁 주도한 송 장관 교체하려면?=기무사 개혁을 시작으로 하는 군 개혁, 국방 전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국방개혁 2.0을 송 장관이 처음부터 주도했기 때문에 군 개혁 작업이 막 시작되는 시점에서 송 장관을 경질할 경우 군 개혁이 좌초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무사와의 설전 자체가 송 장관 경질을 겨냥한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송 장관 경질은 곧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장관 교체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방장관 교체를 놓고 벌어지는 찬반 주장은 앞으로도 끝이 없을 것이다.

다만, 국방장관 교체 및 정경두 국방장관 내정설은 상식적으로 부자연스러운 면이 많다는 점은 짚고 가야할 사항이다.

첫 번째로 비정상적인 과정이다.

역대 국방장관 중 합참의장 출신은 꽤 된다. 한민구 장관, 김관진 장관 등이 모두 합참의장 역임 후 국방장관에 임명된 사례다.

하지만 이들이 현직 합참의장에서 곧바로 국방부 장관으로 이동한 케이스는 아니었다. 합참의장에서 물러난 뒤 일정 시간을 보낸 다음,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아무리 급하다 해도 현직 합참의장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이유다. 더군다나 문재인 대통령은 민간인 국방부 장관 임명을 공약으로 내건 터다. 공약마저 어긴 채 정경두 합참의장을 임명한다는 게 납득 안 되는 부분이다.

또한 현직 합참의장이 국방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 다시 합참의장 인사도 해야 한다. 장관급인 합참의장 후보자도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임명된다.

▶정상적 과정, 사람 중시하는 文스타일, 실익 따져야=두 번째로 송 장관 경질이 문 대통령의 스타일과 맞지 않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한 번 고른 사람과는 오래 함께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송 장관을 경질한다면 문 대통령의 이런 스타일을 뛰어넘을 만한 결격 사유가 송 장관에게서 발견되거나, 새로 임명될 정경두 합참의장의 강점이 눈부시게 빛나야 한다. 그러나 교체할 만한 결격 사유나 새로 임명될 만한 뚜렷한 이유는 포착되지 않는다.

단지 분위기 쇄신만을 위한 장관 교체라면 잃는 것이 너무 많다.

일단 송 장관이 주도한 개혁 드라이브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다. 또한 신임 국방부 장관과 신임 합참의장 인사청문회 등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야당이 주도하는 공세를 겪어내야 한다.

세 번째로 국방장관 교체로 얻는 실익이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 2~3년은 문재인 정부의 군 개혁 작업의 성패가 달린 기간이다. 노무현 참여정부가 못다한 군 개혁의 꿈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분야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만약 국방장관 교체가 실제로 이뤄져야 한다면 그에 따른 실익이 송 장관 유임보다 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적 상징성이나 신임 국방부 장관의 실력 등이 고려돼야 한다.

송 장관보다 훨씬 더 개혁적 인사를 선별하고, 그 중에서도 민간인 출신 국방 전문가를 발탁할 때 그 인사에 역사적 의미가 보태질 수 있다. 현직 군인을 국방부 장관에 앉힐 경우 어떤 상징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 인사에서 의미나 상징성을 따질 계제가 아니라면 실무적 이득이라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직 합참의장을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함으로써 얻는 실익보다는 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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