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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3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기업의 투자 여력을 총동원하기 위한 '세제 인센티브 3종 세트'와 10조원 +α 규모의 '3단계 기업투자 프로젝트' 등을 담았다. 각종 규제나 행정절차 탓에 막혀있던 사업을 풀어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지난 4월 발표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3분기 중 편성 예산의 70%를 집행하기로 했다. 이 같은 민간·공공·재정투자 확대를 통해 정부는 올해 2.4~2.5%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정책 수단이 수출 부진 장기화와 제조업 침체 등으로 취약해진 성장 여력을 확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정책은 이미 발표한 내용을 포함해 기존 정책의 재탕, 삼탕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부의 대책이 기업의 일부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투자 여력을 총동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설비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4%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1분기(-19.0%)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설비투자는 작년 2분기(-4.3%)부터 4개 분기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대내외 여건이 워낙 좋지 않아 기업들이 투자를 미룬 채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 대책은 투자 촉진에 총력을 기울여 민간·공공 부문의 투자 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기업의 설비투자 촉진을 위한 여러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도 혜택을 모두 '한시적'으로 주는 점이 눈에 띈다. 우선,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을 한시 상향한다.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에 각각 1·3·7% 적용하던 공제율을 법 개정안 통과 이후 1년간 2·5·10%로 높인다. 올해 말 일몰되는 생산성향상시설·안전시설 투자세액공제 제도는 2021년까지 2년 연장하고, 적용 대상에 의약품 제조 첨단시설, 송유관 및 열수송관, LPG 시설, 위험물 시설을 추가한다. 투자 초기에 비용을 크게 인정해줘서 초기 재정압박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기업투자를 유인하는 가속상각 제도는 올해 도입됐는데 연말까지 6개월간 한시 확대한다.
정부는 이같은 한시적 세제 인센티브 제공이 올 하반기로 투자를 당기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심의 카드'로 꺼낸 세제 인센티브를 통한 경기부양 효과는 최대 6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올해 성장률을 높히는데 큰 역할을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 1분기 마이너스 성장(-0.4%) 등을 감안하면 2.5% 안팎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으로 성장률을 0.2%P(포인트) 이상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정부가 투자 부진에 대한 문제의식은 정확히 갖고 있지만, 민간 부분을 움직여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며 "투자 감소 속도가 상당히 심각하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대책 정도로 효과를 보기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1년간의 세액공제 혜택 정도로는 기업 투자를 끌어내기 어렵다"며 "세금의 전반적인 변화가 있다고 생각될 정도의 대책이 마련되거나, 수도권 문제, 의료 문제 정도의 이슈가 있어야 실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비용의 충격이 투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데, 노동정책의 궤도 수정이 명시적으로 있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회회 회 정책본부장은 "제반 경제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경제를 살리려면 획기적인 투자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확대한다고 해서 기업들이 투자하겠나"라며 "안 해준 것보다 낫지만, 만족스럽지는 못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기업은 세제 지원만 해준다고 투자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 제도적 여건을 많이 보게 된다"며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고용 여건이 좋지 않고,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큰 점이 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조원+α 투자 프로젝트 추진은 정부가 기업투자에 호의적이라는 걸 보여줌으로써 기업 투자심리를 나아지게 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실제 투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고 경기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책 방향을 투자 확대보다 소비 진작 등 다른 쪽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근태 선임연구위원은 "대외적인 불확실성도 크고 내수도 위축돼 있고 경기 전망도 불투명하므로 기업 투자가 살아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여러 정책을 많이 써야겠지만, 정책 방향을 투자 확대보다 소비 진작 등 다른 쪽으로 더 주력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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