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조적인 산업경쟁력 하락에 따른 산업 위축
- 전문가들 "일관성있고 실효성있는 정책·지원 필요" 한 목소리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중국의 경제 둔화, 세계적인 환경규제,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 노사갈등 등 국내외 안팎에서 속출하는 난제에 자동차부품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매출·영업이익률 하락으로 문을 닫는 협력업체가 속출하는 등 생존에 대한 위기감마저 확산되는 상황.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실제 부품업계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입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대회의실에서 ‘자동차 부품산업의 현황과 발전과제’를 주제로 제3회 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우리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수준을 진단하고, 부품산업이 당면한 과제와 애로사항, 대책건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만기 KAMA회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완성차산업의 어려움으로 부품업체들도 어려움에 직면하고 최저임금의 급속한 상승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경쟁력이 약화돼 다시 일감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실제 KAM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부품사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71조44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00개 부품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3.49%)의 반토막 수준인 1.84%로 나타났다. 매출액 감소, 영업이익률 급감에 1차 부품업체 수도 전년보다 20개 줄어든 831개로 집계됐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2010년 중반 이후 일본 등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는 정체된 가운데 수입차 점유율이 18.5%에 달하는 등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고 있고, 수출도 2013년부터 6년 연속 감소했다.
김준규 KAMA 실장은 “이러한 산업 위축은 구조적인 산업경쟁력 하락에 의한 것”이라며 “임금상승, 낮은 생산성, 노조의 생산현장 통제 등으로 국산차만의 가성비 강점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이항구 선임연구원은 정부와 금융업계의 엇박자 행보가 부품사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완성차업계의 판매 감소와 원가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율 하락이 부품업체의 재무건전성을 저해시키고 있다”며 “지난해 말 정부는 부품산업 활력 대책을 발표했지만, 국내 금융업계가 자동차산업의 신용도를 하향 조정해 정부 지원책 단기 효과에 그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선임연구원은 “국내 부품업체의 경영악화로 인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지만 부품 공급망이 단절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사와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금융·세제지원, 연구개발 지원, 인력 양성 등 활력 대책과 병행하여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주홍 KAMA 정책기획 실장도 ‘자동차부품산업의 주요애로 및 건의’ 주제발표를 통해 “지역별 순회 간담회에서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년간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40~5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건비 부담과 내수부진은 물론 높은 대출금리와 까다로운 금융조건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7% 인하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탄력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 ▷근로시간 특례업종 추가▷우대금리, 심사조건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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