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전자소재·화장품원료 등 ‘기타사업’ 확대에 안간힘
KCC가 성장성이 하락하고 있는 건설산업 이후에 대비해 실리콘 등 기타사업 육성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KCC 제공] |
건설자재와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KCC(대표 정몽익)가 ‘건설산업 이후’ 대비에 한창이다. 인구 감소와 대규모 신도시 개발 종료 등으로 건설산업에선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매출 3조7000억원대였던 KCC의 사업은 크게 건자재(유리)·도료·기타사업 3개 부문으로 나뉜다. 3개 부문 비중(매출)은 대략 건자재 40%(1.5조원), 도료 45%(1.65조원), 기타사업 15%(0.55조원) 등.
건자재 분야는 전형적인 내수산업이란 게 약점으로 꼽힌다. 또 인구가 감소하고 대규모 개발이 끝난 우리나라 건설시장 상황에서 성장동력이 다했다는 데 고민이 있다. 3기 신도시 이후 향후 진행은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도심재개발 정도만 기대될 뿐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더군다나 경기변동에 민감한 것도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 입장으로선 큰 부담이다.
국가별 요구수준이나 규격이 다르고 중량물이어서 수출이 어려운 것도 건자재산업의 난점. 관련 규격·크기·강도·안전 등 시험인증 관련 직간접 규제도 많은 게 특징이다.
건자재 중 수출이 비교적 손쉬운 제품은 고작 인조대리석 등 상판과 바닥재, 필름류. 범용성이 큰 석고보드마저 국가별로 두께와 성능기준이 다른 상황이다.
KCC 관계자는 “건자재는 국가별 기후여건과 생활풍습, 규제여건에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수출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신소재, 신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KCC의 무게중심은 이제 ‘기타사업’으로 쏠린다. 이 기타사업군에는 실리콘, 전자소재, 태양광발전 등 별형(star)과 문제아형(problem child) 사업들이 망라됐다. 더 뜯어보면 방점은 실리콘에 찍혀 있다.
실리콘은 접착·점착성의 무기계 기초소재로 생활용품, 의료기기, 화장품, 각종 산업용 부품 등에 약방 감초격으로 쓰인다. 사업규모는 작지만 KCC가 최근 시장에서 관심을 얻는 화장품원료, 전자재료 등도 실리콘의 한 종류다.
미국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Momentive Performance Materials Inc.)’ 인수는 실리콘 사업의 핵심이다. 지난 5월 원익과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모멘티브 인수를 완료, 이제 사업군 분리만 남겨놓고 있다. KCC가 실리콘 부문(90%)을, 원익이 쿼츠 부문(10%)을 떼어가는 작업이 그것이다.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 이 작업은 완료된다.
KCC는 실리콘 중에서도 화장품원료 사업에 애정이 적지 않다. K-뷰티 붐을 타고 화장품산업이 전 세계로 뻗어가는데 동참하겠다는 의지다. 관련 브랜드 ‘KCC뷰티’로 글로벌 화장품 원료 제조사가 되겠다는 비전도 세웠다. 지난 2011년 영국의 실리콘 회사 바실돈 인수를 포함 현재 화장품원료 부문 매출을 1000억여원에 불과하지만 성장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KCC 측은 “건자재 건자재 이후 사업 육성에 공들이고 있다. 이번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기능성 첨가제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실리콘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며 “기존 아시아시장 외 미국과 유럽 등 빅마켓으로 시장을 넓혀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