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러닝머신, 공동연구 등 실패율 하락
한국은 달라, 연구투자-기술효율 두 토끼 쫓을 듯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이 AI(인공지능), 머신러닝기법 등 첨단 인접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기술효율’ 시대를 열고 있다.
오는 2024년 세계 제약산업은 올해보다 40% 가량 커지지만, 연구개발 비용은 17%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4차산업 혁명의 맥락을 접목시켜 신약 개발 실패율은 낮추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추세인 것이다.
또 바이오 분야의 약진으로, 2024년 상위 100개 품목의 비중에서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이 50대 50으로 양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트렌드는 한창 도약기에 접어든 한국 업계에 중요한 참고사항이지만, 한국의 경우 당분간 연구개발 투자액과 매출성장액이 나란히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세계적인 제약-바이오 산업 시장분석 기관인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의 보고서 ‘월드 프리뷰 2019, 아웃룩 투 2024’를 기반으로 분석한 시장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2018년 8270억달러(973조원), 2019년 8430억달러(992조원)이던 매출 총액(전문의약품)이 앞으로 5년간 진보된 기술과 헬스 분야의 결합이 현실화하면서 2024년 1조 1800억달러(138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2010년부터 2018년의 글로벌 전문의약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2.3%인데 비해, 2019년 부터 2024년까지는 연평균 6.9%로 3배 이상 늘어나며 1조 18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개발(R&D)의 경우 한국은 강한 투자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업계의 2024년까지 투자 증가율은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산업 총 R&D 투자액은 1790억달러(약 211조 4천억원)으로 전년대비 6.5% 늘며 정점을 찍었고 이후엔 연평균 증가율이 3%초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2019년 대비, 2024년 글로벌 연구개발 절대투자액의 증가율은 5년간 합계 17.0%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수익 대비 투자 비중 감소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융합기술의 공동사용과 공동연구, 실패율을 낮추는 머신러닝 기술의 적용 등을 통해 효용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비 증가율이 둔화되어도 매출은 상대적으로 커지는 것이다. 머신러닝 기법이란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방대한 임상 시행착오 데이터를 분석해 숨어 있는 패턴을 찾아냄으로써 성공률을 높이는 쪽의 방법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다.
한국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기술융합을 노력과 상업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가 병행되는 것이다.
정부가 2024년에 지금 수준 보다 50% 가량 늘어난 4조원 투자를 약속한 상태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2025년 글로벌 매출 1조원 국산 신약 탄생, 2030년 10조 매출 국내 제약회사 출현, 2035년 의약품 수출 100조원 달성이라는 원대한 목표로 연구개발의 강도와 범위를 키우는 상황이다. 수출의 경우 지난해 6조원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16년 뒤인 2035년에 100조원대에 도달하기 위해 고강도 신약개발 드라이브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내기업 연구개발 장면 |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는 2020년을 기점으로 저마다 매출 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8년 한국 제약기업들의 연구개발비는 전년 대비 16.6% 증가한 1조 6000억원이었다.
제약사별 전문의약품 매출액은 2024년 화이자, 노바티스, 로슈 순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스웨덴 방문 기간 중 한국에 5년간 거액 연구개발 투자를 약속한 바 있는 아스트라제네카는 2019~2024년 7.7%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연구개발 부문에선 존슨앤존슨이 로슈를 제치고 1위(99억달러=11조 6000억원)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도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개발의 산물인 블로버스터 제품의 매출 판도는 2024년 키트루다가 휴미라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빅타비는 HIV 시장에서 매출이 계속 상승하며 의약품 매출 10위권에 안착할 것으로 이 보고서는 진단했다.
연구에서 제품 승인까지 항암제는 7억달러(약 7700억원)가 들고, 심혈관의약품은 승인까지 10억달러(1조 1000억원)로 가장 비용 부담이 큰 분야였다고 밝혔다. 전신항감염제는 승인까지 2억달러(약 2300억원)로 가장 비용 부담이 적게 투자되는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보고서는 그러나 환자들이 새 기술과 접목된 혁신적인 세포·유전자 의약품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지만, 약가 상승은 피할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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