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사히 “문대통령, 日수출규제 한반도 평화 중대한 도전 비판” 보도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삼성전자가 일본산이 아닌 불화수소를 사용해 반도체 공장 시험가동에 들어간 사실을 일본 언론이 긴급 타전하며 한국 기업의 핵심 소재 일본 이탈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에 한국이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이 8초간의 악수를 한 뒤 지나치는 모습. [연합] |
일본 대표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강화 대상 품목 중 하나인 ‘불화수소’의 일본제(製) 이외의 품질 성능 시험에 착수했다고 16일 전했다.
신문은 “삼성이 실제 일본제 이외의 소재를 조달할지 판단은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한국 반도체 업계의 일본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삼성전자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새로운 재료를 시험할 때 사용하는 라인에서 일본 이외 업체의 불화수소를 투입해 시험을 시작했다”면서 “불화수소 업체명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이나 대만, 한국산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특히 삼성전자가 일본의 경제산업성이 수출규제강화 방침을 공표한 지난 1일 이래, 중국과 대만에 경영진을 보내 대체 조달 가능성을 모색해 온 점도 언급했다.
신문은 또 “그동안 불화수소를 공급해왔던 일본의 스텔라케미파 등의 업체가 최첨단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순도 99.999%의 고순도 기술로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고 상기한 뒤 “삼성이 이번 시험 결과 실제로 일본산 이외의 불화수소를 채용할지는 미지수다. 결과가 좋아도 가격과 공급량을 둘러싼 거래조건에서 합의가 가능할지도 과제로 남는다”면서도 일본산을 고집해온 삼성의 변화에 우려감을 표했다.
신문은 “삼성은 그동안 불화수소에 대해 일본산 이외의 거래를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품질과 납기에 대한 의식이 높은 일본 기업과의 관계를 중시해 기본적으로 조달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는 이같은 한국 측의 인식을 변화시켰다”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에서 삼성 다음인 SK하이닉스도 일본제 이외의 불화수소 시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러면서 “삼성이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 기업이 그랬던 것처럼 공급망 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보여지고 리스크 분산을 위해 일본 조달을 줄일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본 측에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제 3국 중재위원회 구성 수용 불가” 입장을 주요 뉴스로 실었다.
아사히신문은 특히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의 근거로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거론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는 한국에의 중대한 도전’이라고 일본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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