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휴가 설비 공사…“시기 더 앞당긴다”
- 국내 수급난 해소ㆍ美 선적량 증가 기대
- 2ㆍ4공장 생산량 월 1만5000대 달할듯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자동차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팰리세이드’의 증산 결정은 국내 공급난과 북미 주문 적체 해소를 위한 전략적인 돌파구다. 고용 안정을 위한 물량 평준화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현대차는 19일 고용안정위원회 본회의에서 기존 울산4공장에서 생산하던 팰리세이드를 2공장에서 생산하는 합의서에 노사가 서명한다고 밝혔다.
수급난은 이르면 추석 전부터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공동생산 시점을 앞당기고자 내달 초부터 시작하는 여름휴가를 활용해 2공장의 생산 설비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문 적체량이 많은 만큼 2공장의 설비 공사와 라인 정비를 서둘러 여름이 끝나기 전에 생산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며 “기존 2공장에 배정됐던 아반떼 물량이 3공장으로 환원되면서 2공장에선 제네시스 SUV 신차와 팰리세이드가 같이 생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산 물량은 2공장의 생산능력과 여름휴가 이후 작업자 배치를 통한 논의를 통해 결정된다. 현재 4공장에선 월 8600대를 생산 중이다. 업계는 2공장의 가동률을 고려해 월 최대 합산 1만5000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고객 대기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현재 팰리세이드를 주문하면 차를 받는데 최대 1년의 시간이 걸린다. 2만명이 넘는 고객이 기다리다 지쳐 구매를 포기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꾸준하다.
팰리세이드 월별 판매 동향. [현대차 제공] |
판매량 회복도 예상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팰리세이드의 내수 판매량은 3월 6377대, 4월 6583대를 기록하며 6000대 고지를 돌파했다. 하지만 북미 수출 물량 선적이 시작된 5월부터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실제 7318대가 선적된 5월 국내 판매는 3743대에 그쳤고, 5189대가 북미로 향한 6월에는 국내에서 3127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팰리세이드가 북미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7월 이후 선적 물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기아차 텔루라이드의 성공으로 가격적인 매력이 큰 팰리세이드의 관심도 덩달아 커졌기 때문이다. 외신의 호평으로 현지에서 구매 문의도 늘고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노조는 이번 팰리세이드 증산 결정을 ‘물량 나누기’의 본보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증산을 위한 설비 공사부터 부품업체들의 증량이 필수적인 까닭이다. 하지만 노조의 ‘몽니’로 인기 차종의 생산 차질 가능성이 남는다는 점은 과제로 지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별 판매 추이와 전략적 접근을 바탕으로 현지 법인이 증산을 결정하는 해외 공장과 달리 노조 동의가 필요한 국내 실정의 한계를 드러낸 대목”이라며 “업체와 차종을 불문하고 주문 적체에 따른 노조의 ‘몽니’가 또 다른 생산 차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근본적인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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