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규제 불안심리탓…고정가격 영향은 미지수
-TSMC “한일갈등이 4분기 실적 최대 불확실성”
일본 수출규제 여파로 메모리 반도체 현물가격이 2주새 23% 올랐다. |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일본 수출규제 여파로 메모리반도체 현물가격이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대형 악재 속 불안심리가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8Gb)의 평균 현물가격은 지난 19일 3.74달러로 일주일 전에 비해 14.6% 올랐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발동된 다음날인 지난 5일 3.03달러에서 12일 3.26달러, 19일 3.74달러로 2주새 23.4%나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주(7.6%)보다 배 가량 더 커졌다.
상대적으로 저사양 제품인 DDR3 4Gb 현물가격도 1.77달러를 기록해 일주일 전(1.60달러)에 비해 11.3% 상승했다.
낸드 플래시의 경우 ‘MLC 256Gb’는 8.88달러로 전주대비 4.9% 상승했으나, 주력 제품인 ‘3D TLC 256Gb’는 2.94달러로 보합세를 보였다.
낸드 칩 가격과 달리 낸드 웨이퍼 가격은 비록 거래량은 많지 않지만 2주 연속 큰 폭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의 ‘바로미터’격인 현물가격이 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고정거래가격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현물시장은 전체 D램 시장의 10%에 미치지 못한다. 중장기 수급의 90% 이상은 고정거래가격이 체결되는 계약시장에서 형성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물가격 상승은 한일갈등으로 인한 불안 심리와 일부 모듈업체들의 투기적 거래가 주된 원인”이라며 “거래량이 매우 제한적이고 반도체 업체의 재고도 아직 높은 수준이라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D램익스체인지도 지난 16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무역 긴장은 메모리 가격의 반전을 불러일으켰지만, 수요와 공급이 구조적으로 반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 회복에 방점을 찍고 있는 점은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최강자인 대만의 TSMC는 “올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18% 증가한 91억~92억달러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는 “3분기 5G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4분기에 이같은 경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TSMC 경영진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가 4분기 매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고 밝혀 일본의 수출규제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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