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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트리스트’ 시한 D-1…재계 실낱같은 희망
-정부, 日에 화이트리스트 의견서 제출 ·美 볼턴 방한 등
-‘운명의 1주일’ 맞은 재계, 한일 교착상태 타개 실낱 희망
-日 화이트국가 제외 강행땐 반도체 웨이퍼· 장비도 사정권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도 규제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업체의 웨이퍼 세계 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일본이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국가인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공청회 기한(24일) 하루를 앞두고 우리 기업들의 초조함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정부가 23일 일본 경제산업성에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하고 같은 날 미국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한일 교착상태 타개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으며 사태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4일까지 공청회를 거쳐 8월 수출무역관리령 시행령을 개정해 같은 달 22일 발효할 계획이다.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 제외되면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총 1112개 품목이 수출 규제 적용을 받게 된다. 또 한국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27개국 명단에서 최초로 제외된 국가가 된다.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반도체 업계는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현실화할 경우, 기존 수출규제 3대 소재 뿐 아니라 웨이퍼 및 제조장비까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작년 세계 반도체 재료 시장(5조8000억엔·63조4000억원)의 50%가량을 일본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고성능 반도체용 첨단소재 점유율은 80% 이상이다.

기존 3대 수출규제 품목(폴리이미드·레지스트·불화수소)은 아니지만 잠재적 규제 대상으로 지목되는 실리콘 웨이퍼(반도체 기판)의 경우 일본 신에츠화학공업과 SUMCO 2개 사가 세계 시장점유율 60%를 점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웨이퍼는 반도체 소재 핵심 중 핵심이다. 한국 업체는 50% 이상을 일본산 웨이퍼에 의존하고 있다”며 “웨이퍼가 수출규제 품목에 포함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총 70.4%를 점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재나 부품 공급처를 일본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업체로 다변화하고는 있지만, 일본 한 곳에서 20~30%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다른 업체 생산력이 이를 메워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며 “재고를 비축하는 것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최대한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도체 제조장비도 사정권이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업체가 사용하는 전체 수입 반도체 장비중 32%가 일본 산이다. 도쿄일렉트론, 캐논, 니콘 등으로부터 노광, 증착, 식각, 테스트용 장비 등을 조달받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선 수소차에 탑재하고 있는 수소연료탱크의 소재인 탄소섬유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18일 일본 출장길에 올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미래차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에 수소연료탱크 소재인 탄소섬유를 일본 도레이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일진복합소재는 다른 해외법인을 통한 우회 수입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선업계의 경우, LS전선은 가공선용 일부 도체, 에폭시 충진제, 배터리용 퓨즈 등의 소재 제품 수급차질을 우려해 6개월 분량의 재고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명실상부한 소재·장비 강국”이라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이미 시작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넘어 정밀소재 부품 조달길이 막히면서 전자와 다른 산업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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