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초 임금협상도 상견례 30분만에 타결…소모적 대립보다 ‘윈-윈’ 선택
- 협력사 공동 근로복지기금·장애인 고용 확대 등 사회적 가치도 뜻 모아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장기간 소모적인 대립이 아닌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노사문화’를 만들어가며 주목받고 있다. 2019년도 단체협약 갱신교섭에서 새로운 노사문화 구축을 목표로 한 ‘단협 프레임 혁신’에 합의하며 회사 역대 최단 기간 단협 체결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29일 서울 서린동 SK빌딩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해 ‘2019년도 단체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노사의 이번 단협은 지난 2일 단협 갱신 첫 교섭을 시작한 이후 3주만에 잠정합의안이 도출됐고, 지난 25일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참여 조합원 77.56%가 찬성하면서 완전 타결됐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이미 지난 3월 2019년 임금협상에서 상견례 시작 후 30분만에 타결하며 새로운 노사문화의 롤모델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017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임금인상률을 연동하는 임금협상 원칙에 노사가 합의한 이후 3년째 이뤄진 무분규 타결이다.
SK이노베이션 김준(왼쪽부터) 총괄사장,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 박경환 SK울산CLX 총괄, SK에너지 조경목 사장이 지난 2일 2019년 단체협약 갱신교섭 상견례를 마치고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
SK이노베이션 측은 이같은 노사 합의를 양측이 신뢰를 높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노사문화 혁신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노사가 ‘단협 프레임 혁신을 통해 구성원의 행복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는 선진 노사문화의 뉴노멀(New Normal)’을 구축하자는데 뜻을 모아 ‘단협 프레임 혁신’이 가능했고, 과거 ‘밀고 당기기 식’의 소모적 방식에서 벗어나 ‘건설적 제안과 배려’로 합의를 이끌어 낸 큰 변화”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이날 조인식에서 “단협 프레임 혁신이라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사상 최단 기간에 의미있는 결과를 낸 것은 노사가 함께 만들어 온 ‘신뢰’와 ‘상생’, ‘존중’과 ‘배려’의 문화가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이 노사문화는 향후 100년, 200년 기업으로 성장·발전하는 핵심역량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이정묵 노조위원장 역시 “이번 단협을 통해 SK이노베이션 노사가 함께 만들어 온 새로운 노사문화가 우리 모두의 행복과 미래를 위한 올바른 방향이었으며, 계속 진화ᆞ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고 단체협상 타결의 의의를 밝혔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이번 단협 체결을 통해 ▷구성원 기본금 1%를 기부해 만든 행복나눔기금을 활용한 ‘협력업체 공동 근로복지기금’ 조성 ▷새로 도입한 구성원 작업복 세탁 서비스의 ‘장애인 표준사업장’과 연계를 통한 장애인 고용 확대 ▷사회공헌활동 적극 참여 등을 합의하며 사회적 가치 확대에 뜻을 모았다.
노사는 또 ▷복리후생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던 희귀·난치병 치료지원 ▷난임 치료 등 구성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해 온 의료비 지원 확대 ▷젊은 계층의 구성원에게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주택구입 시 융자를 확대해 주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가칭 ‘행복협의회’를 상설로 구성해 구성원 및 이해관계자의 행복과 함께 사회적 가치 창출, 문화혁신 등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아젠다를 노사가 상시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소통의 장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강무 SK이노베이션 울산CLX 경영지원본부장은 “단협 프레임 혁신을 통해 혁신적인 노사문화가 정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당사자뿐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의 큰 자긍심이 됐다”며 “노사가 함께 사회적 책임에도 앞장서는 등 대한민국 대표기업이자 새로운 선진 노사문화를 선도하는 첫 기업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노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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