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가 급등에도 제품가 인상 실패 영향…해외 철강사들은 잇따라 가격인상 발표
- 포스코·현대제철, 이달부터 제품 가격 협상 돌입…“수익성 개선 이룰 것”
- 조선 및 자동차업계와 마찰 예상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원자재가 상승으로 실적이 크게 나빠진 국내 철강 ‘빅2’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후판과 자동차강판 등 철강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철강의 주요 수요처인 조선과 자동차업계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1% 급감한 23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포스코는 영업이익이 14.7% 감소한 1조686억원을 기록했다.
양 사 모두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며 오른 원가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 철광석 가격은 2014년 7월 이후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 가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톤당 100달러를 넘어선 뒤로 이달 19일 121.28달러에 달했다. 중국 철광석 수입가격도 121.18달러로 지난 1월과 비교해 67%나 올랐다.
그럼에도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마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양사 모두 제품 가격에 원가 인상분을 반영하는 데 실패했다. 당초 지난 상반기에 조선 후판가격을 7~8% 인상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조선업계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크게 반발하며 가격을 동결했다.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도 산업 부진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는 현대제철은 큰 타격을 입었다.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생산 비중은 전체의 50% 안팎으로,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 납품 비중이 90%에 이른다. 지난 2017년 6월 6만원 인상 이후 2년째 동결 중이다. 그 사이 철광석 가격이 톤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이미 7월부터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는 해외 주요 철강사들과는 대조적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일본 철강사들이 톤당 5000엔의 가격 인상을 발표하는 등 해외 주요 철강사들이 원료가 상승 추세에 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말했고, 현대제철 관계자도 “유럽 일부 철강사가 자동차 강판 가격을 30~40달러 인상키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제품가격 인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후판 가격의 경우 철광석, 강점탄 등 원료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만큼 최소 5만원은 올려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달부터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8월부터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에 나선다. 함영철 현대제철 영업본부장(전무)은 전날 열린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가격 협상에) 다급한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원가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시켜야만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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