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며 ‘2차 경제보복’ 조치에 착수함에 따라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놓고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미 7월 초부터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가지에 대해 강화된 수출 심사를 적용해 오고 있다.
OLED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 이충훈 대표.[유비리서치 제공] |
지난 2일 서울 도곡동 유비리서치 사무실에서 만난 국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조사기관인 유비리서치 이충훈〈사진〉 대표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미칠 영향은 반도체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장기적으로 수율 확보가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조치가 디스플레이업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OLED 시장조사기관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업계 전망보고서를 내는 곳은 유비리서치 뿐으로, 이 대표는 손꼽히는 OLED 분야 전문가다.
이 대표는 당장 디스플레이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불화수소는 OLED 공정에서 클린용으로 사용되는데, 재고는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 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하지만 “추후 고순도의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급처를 바꿔야 하고, 이는 결국 순도가 떨어진 제품을 사용해 불량이 발생할 소지를 키운다”며 “이는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요한 불화수소는 반도체만큼 많진 않지만, 국내에서 테스트 중인 제품이 나오더라도 공정에 투입해봐야 대체가능한지 알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알려진 플루오린 폴리이미드(PI)에 대해서는 “PI는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커버윈도우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아직 투입량이 많지 않아 상황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OLED 증착 공정에서 화소를 구분하는 PDL(pixel defining layer)에 필요한 광감응성 폴리이미드(PSPI)도 PI의 일종으로, 그 원료인 폴리아미드산을 경화시키면 PSPI가 된다.
이 대표는 “PSPI에 들어가는 플루오린의 양을 업계에서는 5%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일본 정부가 이 비율을 문제 삼아 폴리이미드라고 유추 해석하면 PI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차세대 기술로 분류되는 블랙PDL도 폴리이미드가 필수 소재인데, 그 비율 역시 공개되지 않아 일본 정부가 자의적으로 통제할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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