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1402억엔 최종적자
車반도체 르네사스도 적자
삼성 비메모리 ‘이미지센서’
샤오미 공급…소니 아성 도전
중국 샤오미가 지난 7일 베이징에서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린빈 샤오미 공동창업자(왼쪽)와 이제석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설계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샤오미 제공] |
일본이 지난달 기습적으로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간판 산업인 반도체 급소를 타격했지만 정작 자국 반도체 업체는 적자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 ‘이미지센서’를 중국 샤오미에 전격 공급하기로 하면서 이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일본 소니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8일 반도체 업계와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난 2분기 1402억엔(약 1조6020억원) 최종 적자를 냈다. 도시바는 세계 낸드플래시 2위인 ‘도시바메모리홀딩스(HD)’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도시바의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3% 감소한 8131억엔, 영업이익은 10.7배 증가한 78억엔이었다. 그러나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매각 따른 특별손실(900억엔)과 도시바메모리HD의 지분법 투자손실(381억엔) 등이 계상돼 최종 적자를 기록했다. 도시바는 작년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에 도시바메모리HD를 매각했지만 여전히 지분 40%를 쥐고 있어 최종손익은 반도체 시황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도시바메모리HD의 실적악화는 주력제품인 낸드플래시의 단가 하락과 지난 6월 욧카이치 공장의 정전사태가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도시바메모리HD의 2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284억엔 적자전환한 바 있다.
도시바에 잔류하고 있는 비메모리 ‘시스템LSI 사업부’도 실적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도시바가 생산하는 시스템반도체는 한때 소니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에 탑재돼 고수익을 거뒀지만, 지난 2분기에는 중국 수요침체와 반도체 업황 악화로 31억엔 적자를 봤다.
도시바 뿐만 아니라 자동차용 반도체 글로벌 톱3인 일본의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도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차량용 반도체 1위 네덜란드 NXP와 2위 독일 인피니언테크놀로지가 흑자 기조를 유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피니언은 최근 미국 사이프러스반도체 인수를 밝혀 NXP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설 전망이다.
르네사스는 지난 6일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5%감소한 1926억엔, 영업손익은 25억엔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로 보면 매출은 전년대비 12%감소한 3428억엔, 영업손익은 37억엔 적자로 전환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매출이 11% 줄어든 1764억엔, 산업용은 31%나 감소한 704억엔에 그친 것이 타격을 줬다. 이같은 실적악화에 책임을 지고 쿠레 분세이 사장은 지난 6월말 임기 도중 사임하기도 했다. 르네사스는 또 재고 증가를 막기 위해 8월 1주일간 일부 공장 조업중단에 들어간다.
7월 전격 등판한 시바타 히데토시 사장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미중 무역마찰은 끝을 알 수가 없고, 한일관계 악화도 머리가 아프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르네사스가 국내외 10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며 “설비과잉도 문제여서 실적회복에 진전이 없으면 생산체제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2030 비전(메모리·비메모리 모두 2030년 세계 1위)’을 밝힌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세계 4위 스마트폰 업체인 중국 샤오미에 신형 이미지센서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세계 첫 6400만 화소급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초고화질 카메라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과 전장부품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로, 카메라가 받아들인 이미지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주는 핵심부품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분야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늘리며 발전해온 결과 소니의 기술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삼성전자가 중국업체에 이미지센서를 본격 공급하면서 세계 1위인 소니의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