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 “요구안 받아들일 수 없다”…경영 정상화 ‘산 넘어 산’
한국지엠 생산라인 모습.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사측과 임금협상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한 한국지엠(GM)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앞서 파업권을 확보한 현대·기아자동차를 포함한 ‘하투(夏鬪)’ 움직임이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9일 한국지엠 노조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전날 임금협상 단체교섭에 대한 쟁의 조정 결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 중지 결정 이후 쟁의행위에 찬성하는 조합원이 반수 이상 나오면 노조는 즉각 파업에 나설 수 있다.
지난 6월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과 임단협 교섭 장소를 두고 이견이 발생하자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벌였다. 총 80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에서 조합원의 74.9%는 쟁의행위에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달 5일 한국지엠 노사는 인천 부평공장 본관 2층 회의실을 새 교섭 장소로 정했지만, 교섭은 순탄치 않았다. 기본급 인상과 통상임금 250% 규모의 성과급과 격려금 지급, 만 65세 정년연장 등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사측은 여전히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름휴가 이후 노조가 본격적으로 투쟁 수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경영 정상화까진 갈 길이 멀다. 한국지엠은 7월 누적 기준 국내에서 4만235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1497대)보다 17.8% 줄어든 판매량이다.
경형 ‘스파크’와 중형 ‘말리부’가 내수에서, CKD(반제품 조립) 부문이 수출을 지탱하고 있으나 실적 개선 가능성은 희미하다. 수입차로 분류된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한국지엠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도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위축과 내수 판매량 감소 속에서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노사가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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