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혁신으로 더 크고 행복한 마포, 구청장 유동균’. 최근 서울 마포구청사에서 만난 유동균〈사진〉 구청장은 가슴팍에 이렇게 적힌 명찰을 달고 나타났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이 달 조직개편과 인사혁신안을 단행하면서 중간관리자급 이상은 명찰을 달게 해 서로 이름을 알며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번 조직개편에선 구정 철학과 미래 비전을 담았다. 가장 큰 변화가 ‘관광일자리국’ 신설. ‘마포관광진흥 5개년 계획’에 따라 2023년까지 총 204억원을 들여 40개 세부사업을 펼쳐나갈 핵심 조직이다.
먼저 홍대 골목형 퍼레이드인 ‘사또 행차’다. 유 구청장은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을 보면 외국인들이 엄청 몰려있지 않나. 사또, 이방, 포졸 등 전통복장을 입고 홍대 거리를 퍼레이드하면서 관광객과 사진도 찍고 하는 이벤트를 만들 예정이다. 매주 1회 할 껀데 올해는 예산 5000만원으로 작게 시작한다”고 말했다.
홍대 클럽거리에서 쏟아져나오는 쓰레기 청소를 관광이벤트와 연계시키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유 구청장은 “뉴욕에서 보니 공원을 청소하는 분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쓰레기를 담더라. 그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며 사진 촬영도 하던데 그것에 착안해 우리도 사또 복장을 하고 청소를 한다던지 청소를 특별한 이벤트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이는 모두 ‘흥부자’ 유 구청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지난해 새우젓축제에서 사또 분장을 하고, 복면 쓰고 노래도 부른 유 구청장은 이 날도 ‘내사랑 마포’란 곡을 만들었다며 구성지게 한가락 뽑기도 했다. 용강동 먹자골목에서 은방울자매의 ‘마포 종점’을 틀려했더니 저작권료가 비싸서 아예 작사, 작곡을 맡겨 새로운 마포 주제가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관광활성화와 관련해 마포공예문화 활성화도 추진한다. 유 구청장은 “나전칠기, 종이공예 등 홍대인근에 공예업체가 굉장히 많다. 공예관련 단체 네트워크 구축과 전시장 마련 등에 2021년까지 3년간 18억원을 시에 지원 요청할 계획이다”고 소개했다.
문화관광 인프라 사업이 3건 진행 중이다. 마포역 인근 마포유수지 공영주차장에 짓는 문화복합타운은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돼 2024년 준공 목표로 추진한다. 지상5층 건물에 공연장 4개, 총 1942석을 갖추는 그림이다.
서울복합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한 당인리문화창작발전소가 2022년 준공예정이다. 이곳엔 산업유산 체험공간, 공연장, 전시장, 이벤트홀이 들어선다.
홍대입구역 인근에 (가칭)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가 내년 초 개관한다. AK&홍대가 기부채납한 3, 4층 공간 중 1개층은 시가 1개층은 구가 운영한다. 출판문화 중심의 창작활동·창업지원 공간과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된다.
이처럼 3개 문화복합시설이 들어서면 한강-홍대-신천과 연계되는 문화관광 클러스터가 완성되는 셈이다.
유 구청장은 화장실 전면 개방 관련 조례도 추진 중이다. 공공기관 화장실은 업무 시간 이후 폐쇄로 이용하지 못할 경우 리모델링을 거쳐 별도 문을 만들어서라도 전면 개방토록 하고, 일정 규모 이상 민간 건물도 화장실을 개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유 구청장은 “농구 경기로치면 1쿼터가 끝났다. 선수(구청장)는 최선을 다했고, 공은 주민에게 가 있다”고 지난 1년의 소회를 밝혔다. 취임사에서 자신을 ‘꿈 배달부’라고 표현했던 그는 “구민이 어떤 꿈을 꾸는 지, 구민이 어떤 미래를 그리는 지 먼저 묻고 들으면서 하나씩 이뤄가겠다”고 초심을 재차 다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