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네스벨’ 일본 허가 기대
한미 ‘롤론티스’ 곧 FDA 허가 신청
삼바, 경영정상화 위해 총력 경주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가 가을 문턱에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막판 임상을 남겨둔 30여개 신약의 연구개발의 성패, 검찰 수사 등 외부요인의 정리, 새로운 첨단바이오법의 연착륙 등이 도약과 성장을 가늠하는 핵심키워드이다. |
8,9월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대한 분기점이다. 키워드는 ▷막바지 임상 성공을 통한 한국 제약의 신뢰성 제고 ▷ 첨단 바이오법과 임상 로드맵 시행에 따른 정부-업계 협력 강화 ▷검찰 수사 등의 깔끔한 마무리와 새 출발이다.
늦여름 초가을은 글로벌 신약 개발 행보가 속속 후반전에 접어들어 ‘폭발 직전’의 상황이 이어지고, 임상중단과 허가취소 등 그간의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새로운 법제가 적용되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만드는 시기이다. 아울러 ‘일본 도발’ 변수를 가볍게 넘고 세계 시장 다변화에 나서게 된다.
임상 막바지인 3상에 돌입한 신약 후보물질이 30종에 달하는 가운데, 모든 현안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장애물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제약·바이오를 국가 3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정부의 측면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는 6,7월 허가 취소, 임상 중단 등 몇가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리딩 기업들의 선전 속에 상반기에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반기에는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인도네시아에 신약공장 등 글로벌 교두보를 마련한 종근당은 벨록사주, 젬탄주, 베로탁셀주 등 항암제 신약의 판로를 남아시아로 넓혔다. 종근당의 첫번째 바이오의약품(시밀러)인 빈혈치료제 ‘네스벨’은 지난해 국내 허가를 받은 이후 하반기 일본 허가를 기대하고 있고, 이미 유럽, 미국 등 9개국에서 획득한 제법특허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을 꾀하고 있다.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CKD-701’는 현재 서울대병원,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25개 기관에서 2021년 완료를 목표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은 하반기 이후 관절염에서 다양한 질환으로 적용범위를 넓히는 연구가 본격화된다.
올 상반기 기술수출 반환(계약금은 돌려주지 않음) 소식 2건 있었던 한미약품은 여전히 가장 풍요로운 파이프라인을 보유하며, 상반기 매출-영업익-순익 3위일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기대를 모으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올 가을 미국 FDA에 허가 신청을 낸다. 자료 보완 때문에 올 봄 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한 바 있다. 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은 하반기 글로벌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미국 FDA 품목 허가신청을 준비하게 된다. 항암신약은 2상 결과로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적응증 확대 연구도 진행중이다.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로벌 3상 추가 임상시험이 진행되며, 최근 3상이 끝난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도 미국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트룩시마·허쥬마의 중남미 런칭 행보를 본격화했다. ‘유럽 대박’을 기반으로 지난 8일(현지 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의료진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개최된 ‘트룩시마 런칭 심포지움’을 시작으로 9월 페루 ‘트룩시마’, 10월 브라질 ‘허쥬마’, 11월 콜롬비아 ‘트룩시마’ 런칭 심포지엄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10월 중남미 최대 의약품 시장인 브라질에서 예정된 암학회(SBOC)에서 ‘허쥬마’ 런칭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중남미 진출을 본격적으로 선언할 계획이다. 중남미 지역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하고 있는 3개 제품의 시장규모가 약 1조원에 달한다.
그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낮았다가 올들어 두자릿수로 올린 유한양행은 탄생이 임박한 자체개발 신약은 별로 없어도 초대형 기술수출 성과에 따른 마일스톤 수입이 기대된다. 최근 8개월 간 1조원 짜리 기술수출 3연타석 홈런을 터뜨려 ‘기술제약 기업’으로 변신했다. 라이선스 아웃 금액이 3조원을 웃돌기 때문에 이들 신약의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유한양행은 거액의 마일스톤 수익을 벌어들이게 된다. 그간 매출1위의 덩치키우기에 집중했다면 하반기엔 R&D에 진력할 전망이다.
최근 산업계의 극일 행보가 국민적 지지 속에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의 자존심을 세운 1등 공신인 삼성그룹 수사에 합법적 정상참작 요소가 늘어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침체를 딛고 상승기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3분기가 중반에 접어든 가운데 서초동 법조타운에서는 속도 조절, 힘 조절 관측이 나돌고 있다. 구속영장이 여러 번 기각되면서 운신이 자유로운 김태한 삼바 대표의 글로벌 협력,수주 행보의 보폭도 커지고 있는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최근 난치병환자의 신약 조기출시 바람과 석연찮은 임상 중단에 대한 반성을 기반으로 새 제도가 시행되는 것도 가을 제약의 중대 키워드이다. 앞으로 국내에 치료제가 없는 희귀·난치질환 환자를 위한 ‘긴급’ 승인 절차가 마련되고, 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의 경우 기본적인 정보만으로 임상시험을 승인하는 ‘차등 승인제’가 도입된다. 또 임상시험 안전성 정보 공개 범위가 ‘중대한 부작용 관련 정보’에서 ‘모든 정보’로 확대되고 정기보고가 의무화된다.
파란만장 상반기를 보낸 제약·바이오 업계가 하반기에 더 높이 비상해 국민에게 희망을 심을지 주목된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