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여명 시민들 소녀상 앞에 집결
백범 김구 기념관서는 ‘위안부 기림의 날’ 진행
1400회 수요시위가 구일본대사관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중학동에서 열렸다. 수요시위 관련 사진. [연합뉴스] |
1400회 수요시위가 구일본대사관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중학동에서 열렸다. 수요시위 관련 사진.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첫 번째 공개 증언 이후 29년, 수요시위가 시작된 지는 27년 7개월이 지났다. 피해자 숫자는 이제 단 20명. 피해자들의 나이 평균은 만 90세를 훌쩍넘어섰다.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에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광복 후 7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14일 서울 종로구의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400회를 맞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이날은 최초의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 최초로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내놓은 뒤 딱 29년이 되는 날이다. 매년 8월 14일은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기도 하다.
주한일본대사관 앞에는 수천여명의 시민이 결집했고, 정의기연대 추산 국내 13개 도시와, 해외 9개국 21개 도시에서 동시에 위안부 관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의 주제는 ‘피해자의 미투(Me Too)에 세계가 다시 함께 외치는 위드유(With you). 가해국 일본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였다. 일본군 위안분 문제를 전지구적인 차원에서 세계 각국의 시민사회 단체들과 함께 연대해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시위인 셈이다.
이날 시위는 주관 단체들의 연대성명을 발표하고, 각국의 연대영상 메시지를 상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는 “2개월 전부터 연대단체를 조직하고 1400회 시위를 준비했다”면서 “이에 국내 곳곳과 전지구적 차원에서, 다양한 연대 집회가 함께 열리게 됐다”고 했다.
시위에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자리했다. 길 할머니는 “끝까지 싸워 이기는게 승리”라면서 일본을 상대로 한 사과 요구를 계속 이어가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경애, 이옥선, 이용수 할머니가 참여한 가운데 위안부 기림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서 “외교·경제적 불안, 연구라는 이유로 끝없이 피해자들의 오랜 상처를 해집는 잔인한 행위는 멈춰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가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 일어나지 않도록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다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 3시에는 지난 2017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위안부’ 기림비 동상이 세워지는 제막식이 남산에서 열린다. 현재 기림비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가 설치한 남산 신궁이 있던 자리에 설치된 상태다. 제막식은 설치된 기림비를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자리다. 오후 4시께에는 기림일 기념 천주교 특별미사, 오후 7시30분께 평화나비 페스타가 진행된다.
수요집회는 1992년 1월 8일 처음 시작이 됐다. 오늘로 27년 7개월을 맞았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20명, 이들의 평균 연령은 91세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