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에 에어컨이 8월 ‘때아닌 성수기’를 맞고 있다.
전통적으로 에어컨은 6~7월 초가 성수기인 가운데 평년보다 덜 더운 날씨로 지난 7월 판매가 감소한 반면 이달들어 열대야 현상과 폭염주의보가 이어지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16일 전자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에어컨 판매량은 전달 대비 최고 두배 증가했다.
이마트 에어컨 판매량(8월1~8일)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했고, 전자랜드는 전주대비 56%(8월 1~7일) 늘었다. 위니아딤채는 8월 첫째주 판매량이 무더위 직전인 7월 셋째 주보다 무려 1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입추(8일)가 지나도록 연일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씨가 지속되면서 무더위에 냉방가전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장마가 끝난 뒤에도 국지성 호우가 이어지며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14% 감소(전자랜드)했다.
그러나 8월 들어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올해 에어컨 판매는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가전 판매실적이 전통적 성수기인 6월~7월초에서 벗어나 7월 말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며 “2분기 집중됐던 관련 제품 실적이 3분기로 분산될 것을 예상해 8월에도 홈쇼핑 방송 등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 판매가 ‘뒷심’을 발휘하자 가전업계는 올해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 수준인 250만대를 넘어설지 주목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올해 에어컨 판매는 지난 5월까지 작년보다 증가했고 이후 6~7월 다소 주춤했지만 상반기 누적으로는 작년을 넘어서고 있다”며 “8월까지 이어지는 분산수요를 감안하면 연간 판매량은 작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