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굴지의 글로벌 로펌으로 ‘주 법률대리인’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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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소송전’이 2라운드에 돌입하면서 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LG화학이 영업비밀 침해로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한 것을 신호탄으로 SK이노베이션도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맞불을 놓은 데 이어 이달 말 추가 제소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송전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대한국 무역보복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소송전으로 인한 공력 소모를 우려하는 시선도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달 말께 미국에서 LG화학에 배터리 관련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과 특허 침해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배터리 공정 관련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께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SK이노베이션의 LG화학 ‘인력 빼가기’로 전기차 배터리 관련 주요 영업비밀이 유출됐다는 것이 LG화학 측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근거없는 발목잡기라며 지난 6월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와 영업비밀 침해가 없었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확인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한편 같은 날 LG화학이 소송의 주 법률대리인을 레이섬 앤드 왓킨스로 변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송 양상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레이섬 앤드 왓킨스는 소송이 제기된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 톱 티어’로 평가받는 법무법인으로, ITC 관련 소송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주 법률대리인인 덴튼스US도 지속해서 법률대리인으로 소송에 참가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전력 보강을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이기겠다는 적극적인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4월 LG화학의 제소로 시작된 미국 ITC의 조사 과정에 대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상황 인식도 엇갈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ITC가 지난 5월 조사개시를 결정했지만 증거개시절차(디스커버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ITC 조사 개시 선언이 있으면 한달 가량 후 디스커버리 절차에 들어가는데 아직까지 해당 절차가 시작되지 않고 있는 것은 LG화학이 주장을 입증할만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LG화학은 ITC 조사는 내년 6월 예비 판결, 10월 최종 판결 로드맵에 따라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 5월 조사개시 결정에 이어 디스커버리 절차 또한 진행 중이다”라며 “상대 측에서 조사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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