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대에 걸친 탄소섬유 애착과 집념…효성, 기술 DNA로 ‘소재강국 올인’
-효성, 2028년까지 1조원 투자 “탄소섬유 글로벌 톱3 도약”
-조석래 명예회장-조현준 회장으로 이어진 ‘탄소섬유 애착’
-신소재 전문기업으로 경쟁력 강화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탄소섬유를 사용해 3D 프린터로 제작한 전기자동차를 시승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탄소섬유 시장에 효성이 담대한 도전장을 냈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소재강국’을 달성하겠다는 최근 국내 산업계 흐름에 적극 동참하면서, 동시에 ‘백년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효성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2000년대 초부터 원천기술 개발에 매진해 온 조석래 명예회장과 공격적인 추가 투자를 감행한 조현준 회장까지 2대를 이어온 탄소섬유에 대한 애착과 집념이 그룹의 본격적인 도약의 일대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은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효성첨단소재 전북 전주공장에서 탄소섬유 신규 투자 협약식을 개최하고 ‘글로벌 톱3’ 탄소섬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현재 연산 2000톤 규모 1개 라인의 탄소섬유 생산 능력을 2만4000톤 규모 10개 라인으로 확대한다.

현재 1차 증설이 진행 중으로, 2028년까지 10개 생산라인 증설이 완료되면 현재 2%로 11위에 해당하는 글로벌 점유율이 10%로 확대돼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공장을 방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의 설명을 들으며 탄소섬유로 만든 자전거 차체를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은 송하진 전북도지사. [연합]

탄소섬유는 자동차용 내외장재, 건축용 보강재는 물론 스포츠레저와 우주항공 등 첨단 분야에 이르기까지 철을 대체해 적용할 수 있는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린다. 최근에는 수소차 수소연료탱크의 핵심 소재로 수소 에너지의 안전한 저장과 수송, 이용에 적합한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탄소섬유는 일본 기업이 점유율 60%에 달해 국내에서도 일본산 의존도가 높았다. 이번 효성의 선제적인 투자 결정이 소재 ‘기술 자립’의 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효성의 탄소섬유에 대한 애착은 현재 그룹 총수인 조현준 회장의 부친 조석래 명예회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2000년대 초 일본과 미국 업체들이 탄소섬유 시장을 독식하고 국내 연구 결과도 전무했던 불모지에서 탄소섬유 개발을 지시했다.

당시 조 명예회장은 탄소섬유의 원료가 되는 탄소는 석탄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탄소섬유 등 이 최종 제품에 적용될 경우 그 가치가 수 백배 커지는 것을 보고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독자 기술 개발 완료까지 수십년이 걸린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개발 착수 10여년이 흐른 2011년 생산 성공을 이뤄냈다. 효성은 곧바로 2013년 전주에 공장을 건설하고 탄소섬유를 생산해오고 있다.

조 명예회장이 새 먹거리의 기틀을 마련했다면, 2017년 취임한 조현준 회장은 이를 그룹의 핵심 미래 성장 산업으로 반드시 안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탄소섬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탄소섬유를 사용하는 후방산업의 가능성 또한 잠재력이 상당하다”며 “많은 기업들이 전주에 모여 탄소 클러스터를 만들고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만들어내는 데 중심축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공장을 방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의 설명을 들으며 탄소섬유를 살펴보고 있다.[연합]

조 회장은 단순히 탄소섬유를 개발, 생산하는 데 안주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글로벌 파이를 키워 ‘소재강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포부를 천명했다.

그는 “효성은 1966년 창업 이래 기술 독립을 추구해 온 소재 전문 기업이며 경영진의 70%가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라며 “탄소섬유 이후에도 이같은 ‘기술 DNA’로 또 다른 소재 사업의 씨앗을 심기 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폴리케톤 등 여러 신소재 분야에서 도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