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량 회복 및 수요 둔화 우려로 하락세 국면
-철강업계, 원가부담 덜었지만 조선업계와의 후판가 협상엔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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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한때 톤당 120달러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철광석 가격이 9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일단 철강업계는 원자재가로 인한 비용 부담은 덜게 됐지만 조선업계와의 제품 가격 인상 협상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2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5일 톤당 124.05달러를 기록했던 철광석 가격은 26일 117.04달러로 소폭 감소하더니, 이달 들어 9일 97.14달러, 16일 89.47달러 등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철광석 가격의 하락세 국면은 공급량 회복과 수요 둔화 우려가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철광석 가격은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처인 브라질 최대 광산업체 발레와 호주 필바라 지역에 악재가 잇따르며 톤당 120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공급차질이 회복되며 가격은 안정세를 찾았고, 여기에 최근 미국 정부가 다음달부터 중국산 철강제품 등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며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철광석 가격이 89달러 선으로 내려오며 일단 원가 부담은 덜었다는 분위기다. 다만 이로 인해 후판 가격 인상을 둘러싼 조선업계와의 줄다리기가 더욱 팽팽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 업황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조선업계가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업계는 최근 효자 선종인 초대형 유조선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며 시황이 악화되는 모양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들어 7척의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수주했다. 연말까지 4개월이 남았지만 지난해 18척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의 가파른 조정은 시차를 두고 철강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며 “기대해온 하반기 제품 가격 인상 모멘텀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철강업계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통상 후판 가격 협상은 반기마다 이뤄진다. 조선업계는 지난 상반기 업황 불황 등을 이유로 후판 가격 동결을 밀어부쳤다. 이에 철광석 가격이 톤당 120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도 국내 후판이 톤당 72만원 선에서 거래되며 철강업계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그런 만큼 하반기에는 최소 톤당 5만원은 인상해야 한다는 게 철강업계의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을 때도 후판 가격을 동결시키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3분기부터 높은 가격에 구입한 원료가 투입되는 만큼 수익성 회복을 위해서라도 하반기에는 후판 가격을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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