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뿐? 세계 주요국 공통!
단기간 국면전환은 어려워
안정적 현금흐름에 배분을
한국이 드디어 세계 부동산 시장에서도 큰손이 됐다. CBRE가 집계한 올해 한국자금의 국제 상업용 부동산 매입금액은 8월까지 68억 달러다. 9월 미래에셋이 58억 달러에 미국내 15개 호텔을 매매입하기로 한 것까지 포함하면 126억 달러(한화 15조1200억원)로 늘어난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에는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다. 기업실적이 부진하니 투자할 만한 주식을 찾기 어렵다. 주택은 각종 규제로 투자가 어렵고, 상업용 건물은 불황으로 수익성이 애매하다. 달리 말하면 국내 자산시장에서는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기업과 수출의 경제구성비가 높은 구조에서 생산부진과 무역환경 악화는 성장의 둔화를 수반할 수 밖에 없다. 큰 틀에서 구조가 비슷한 독일을 봐도 경제성장 둔화는 금리하락으로 연결된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5%인데, 9월말 10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1.46%다. 기준금리가 1.25%로 역대 최저치이던 2016년의 1.75% 보다 한참 낮다.
거꾸로 금리를 통해 성장을 가늠할 수도 있다. 2016년 경제성장율은 2.9%, 2019년 예상치는 2% 혹은 그 미만이다. 독일을 보면 2016년 2.2%에서 지난해 1.4%로 뚝 떨어졌고, 올해는 0.5%로 추락이 예상된다. 독일 국채금리는 올해 결국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을 1.8%로 하향했다. 적중한다면 2009년 이후 최저다.
경기후퇴(recession)에 따른 물가하락(deflation)이다. 글로벌 구매자지수는 9월에도 5개월 연속 50을 하회하면서 경기후퇴를 나타냈다. 유럽은 45.7까지 밀렸다. 7년래 최악이다. 그나마 경제가 가장 괜찮아 보이던 미국도 ISM생산자지수가 47.8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세계무역기구는 올해 무역증가율이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8월 기준 예금은행 수신금리 평균이 1.35%로 기준금리보다 낮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내리지 않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계속 다투고, 그에 따라 세계 무역이 위축되면 기준금리를 내려도 성장이 크게 나아지길 기대하긴 어렵다. 성장이 어려우면 자산가격도 오르기 어렵다. 국내가 어렵다면 결국 ‘내수기반’이 탄탄한 해외로 갈 수 밖에 없다.
저성장·저금리의 디플레는 특히 금융자산 가격에 치명적이다. 부자들의 자산 뿐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의 연금자산(연금저축,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나 저축성 자산에도 영향을 끼친다. 변액보험도 마찬가지다. 포트폴리오를 전반적으로 재조정할 때다. 자칫 방치했다간 수익은커녕 그 동안 쌓아왔던 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다. 가격변동성은 낮지만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수취할 수 있는 자산이다. 해외에 투자할 때는 원화대비 강세를 보일 곳이 유리하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