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채소 47%·냉동채소 134% ↑
과일도 건조·냉동상품 인기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최근 긴 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채솟값이 치솟자 이를 대체할 건조·냉동채소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16일 장보기 앱 마켓컬리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8월 15일~9월 14일) 건조·냉동채소 상품 판매량은 전월(7월 15일~8월 14일)보다 115% 늘었다. 이 가운데 건조채소는 47%, 냉동채소는 134% 판매가 늘어, 전체 채소 카테고리(33%)에 비해 높은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상품은 ‘유기농 채소믹스’(냉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빈, 당근, 완두콩 등을 세척 후 살짝 데쳐 급속 냉동한 제품으로, 볶음밥이나 수프 등에 활용하기에 좋다. 별도의 손질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가장 큰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한번에 여러 종류를 구입하기 부담스러워진 점도 이같은 믹스 상품 판매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각종 요리에 두루 쓰이는 ‘동결건조 간편대파’ 상품은 최근 한달간 판매량이 188% 급등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채소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
같은 기간 G마켓에서도 건채소 판매가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을 포함해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에선 곤드레, 곰취 등 건나물류 외에도, 신선채소로 소비하는 비중이 높은 호박, 가지, 더덕 등도 건조상품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건조 및 냉동 상품의 경우 품목에 따라 신선 채소에 비해 맛이나 식감 등이 다소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높은 편의성과 저장성으로 인해 다량의 채소를 기간 내 소비하기 어려운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동결건조, 급속냉동 등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선택의 폭이 보다 넓어진 점이 소비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최근 채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건조·냉동채소가 대체제로 부상한 점이 판매 신장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 애호박 가격이 개당 5000원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주부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애호박 대신 건호박을 구입했다는 내용의 글이 자주 올라왔다.
과일도 봄 냉해에 따른 생육 부진에, 최근 수해 피해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뛰어 건조나 냉동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마켓컬리에서 건조과일 판매량은 128% 늘었고, 냉동제품도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제공하는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채소류 대부분 가격이 전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15일 기준 배추 소매가격은 전년 동기에 비해 두배 이상(109.3%) 뛰었고, 애호박과 대파는 각각 47.1%, 36.6%가 올랐다. 최근 기상 악화로 인한 생육 부진에 더해, 추석 성수기까지 다가오면서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과일도 기상여건 악화로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 제수품인 사과(홍로)와 배(신고) 도매가가 각각 100.2%, 45.4% 오른 것으로 나타나, 평년 추석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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