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적 노래·직원참여 등 인기요인
빙그레 유튜브 영상, 4주만 645만뷰
코로나 집콕, 참여형 콘텐츠도 늘려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중독성 있는 노래와 댄스, 독창적 캐릭터 등으로 무장한 식품업계 유튜브 콘텐츠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폭발적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각종 콘텐츠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늘면서 소비자 참여형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더욱 뜨겁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지난 2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10여년 전 유행했던 ‘고추참치송’을 뮤직비디오 형태로 제작한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이틀 만에 조회수 5만여건을 기록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능금지곡’으로 불리던 추억의 노래를 다시 듣는 즐거움은 물론, 동원 직원들이 직접 등장해 선보이는 코믹한 댄스도 신선한 재미를 준다.
동원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고추참치송' MV 이미지 [제공=동원그룹] |
고추참치송은 2000년대 중후반, 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공개돼 당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던 노래다. 고추참치 마니아라면 공감할 만한 재치 넘치는 가사, 한번 들으면 곧장 따라부르게 되는 중독성 강한 후렴구(‘참치, 참치, 고추참치’)로 인기를 모았다. 이후 고추참치송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패러디물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당시 초등학생들이 지금 Z세대 주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타깃으로 B급 댄스 콘텐츠를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기획했다”며 “기업 이미지를 보다 젊고 유쾌하게 만들어나가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최근 식품업계에서 가장 왕성하게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 영상은 4주 만에 조회수가 647만건에 육박했다. 기업이 공식 채널을 통해 운영하는 콘텐츠 중 이례적으로 폭발적인 조회수다. 댓글은 7400여개가 달렸다. 빙그레 채널 구독자 수도 덩달아 늘었다. 해당 영상 게재일인 8월17일 기준 8만4600명에서 9월 20일 기준 9만5000여명으로 1만명 이상 증가했다.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 유튜브 영상 일부 [제공=빙그레] |
이미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빙그레우스’ 캐릭터의 힘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순정만화 주인공 외모에 ‘아재 개그’를 남발하는 식이다. 영상 속 뮤지컬배우 김성철이 직접 부른 노래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기존 뮤지컬 넘버인 줄 알고 검색해봤다’고 반응할 만큼, ‘고퀄’(고퀄리티·높은 품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빙그레 관계자는 “빙그레 메이커 영상에 등장하는 음원을 사용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 이를 개인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11월 출시를 목표로 빙그레우스 MD 상품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소비자 참여형 콘텐츠로 MZ세대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진행한 ‘2020 빅맥송’ 캠페인의 최우수작 유튜브 영상은 1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외 우수작을 모은 4편의 영상 조회수도 45만건에 달한다.
빅맥송 캠페인은 누구나 자신 만의 빅맥송을 부르고 SNS에 올려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이벤트다. 2012년부터 진행해온 이 캠페인은 누적 참여자 수가 4만건을 넘어섰다. 특히 올해는 최근 3년간 캠페인 중 가장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재택근무, 온라인수업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족 단위와 학생 고객 참여가 크게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고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기업들이 B급 감성의 흥미유발 콘텐츠 생산에 열중하는 것은 타깃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마이크로 마케팅(Micro Marketing)’의 일환”이라며 “노골적으로 광고하는 것이 아닌, 재미있는 춤과 노래를 통해 MZ세대에게 일종의 놀이처럼 다가가는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언박싱’은 헤럴드경제 컨슈머팀이 취재 현장에서 발굴한 재밌는 현상들을 여러분께 공개(언박싱)하는 코너입니다. 기사를 통해 기다렸던 택배를 언박싱할 때처럼 즐겁고 짜릿한 경험을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