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 지급 매일 오전 10시 4~5분 만에 마감”
코세페와 맞물려 소비 진작 효과 기대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왼쪽)과 방송인 황광희가 출연한 유튜브 웹예능 네고왕 [네고왕 유튜브 채널 갈무리]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내가 지금 20억 해낸 거야?”
지난 30일 공개된 유튜브 웹예능 ‘네고왕’에서 방송인 황광희는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며 이같이 말했다.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를 찾아가 가격 협상을 시도한 끝에 백화점 역사상 전무후무한 사은 행사를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2002년 월드컵 때 10% 사은 행사를 했던 것이 가장 규모가 컸다”며 “10만원에 2만원 상품권을 10만명에게 지급하면 20억원인데 상상해본 적도 없다”며 고민 끝에 제안을 수락했다. 해당 영상(‘백화점왕 만나서 네고해왔습니다’)은 공개 사흘 만에 조회수 255만회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네고왕과 함께 기획한 사은 행사를 시작으로 소비 불씨를 살려 ‘2020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까지 흥행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활로를 모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자사 모바일 앱에서 10만원을 구매하면 2만원 상품권을 증정하는 사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은 행사가 5% 할인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기존보다 4배가량(20%) 큰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일 오전 10시 선착순 1만명에게 지급되는 할인쿠폰은 (사이트가 열리자마자) 4~5분 만에 마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업을 가장 먼저 제안한 것은 롯데백화점 마케팅팀의 20대 대리다. 롯데백화점은 젊은 고객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즐겨 보는 ‘네고왕’을 통해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수차례 미팅을 진행한 끝에 두 달 만에 협업을 성사시켰다. 황 대표는 “MZ세대가 챙겨보는 웹예능”이란 직원들의 설명에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MZ 프로젝트 팀을 발족해 ‘하이틴 무비로맨스’, ‘도른자 프로젝트’ 등을 기획하는 등 10~20대를 겨냥한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이번 제휴도 이러한 마케팅의 연장선상에 있다.
11월부터 시작되는 국내 최대 할인 행사 코세페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8일까지 창립 41주년을 기념해 패션·화장품 상품 등을 할인 판매한다. 화장품만 약 450억원 물량을 준비했으며, 온·오프라인을 통해 단독 판매하는 프리미엄 패딩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 의류 PB(자체 브랜드) 유닛의 캐시미어 블렌디드 코트를 49만9000원에, 여성 캐릭터 브랜드 모조에스핀의 캐시미어 코트를 73만9000원에 할인 판매한다. 이와 함께 캐리스노트 울코트를 80% 할인한 15만9000원에, 탑텐 경량 패딩 베스트를 50% 할인한 2만9900원에 선보인다.
현종혁 롯데백화점 고객경험부문장은 “코리아세일 페스타를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담은 네고왕 쿠폰과 다양한 단독 기획 상품들을 준비했다”며 “11월에는 본격적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