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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슈퍼VR’ 체험기]]영어 울렁증 없이 프리토킹, 다리품 팔지 않는 쇼핑…‘VR’은 새로운 일상
2019년 5G 상용화 후 독립형 VR 출시
기기값 45만원…월정액의 구독형 모델
교육·쇼핑·부동산 중개 등 콘텐츠 확장

눈 앞 AI강사와 대화식 수업…몰입 학습
강남롯데百 VR매장 쇼핑 실감 기대이상
대화 유연성·블루투스 속도 등은 아쉬워
KT의 VR단말기와 컨트롤러.

“VR, 신기하기는 한데… ‘어쩌다 한 번’ 쓰는 거 아니야?”

가상현실이라는 뜻의 VR(Virtual Reality)은 5세대(G) 이동통신 핵심 콘텐츠로 꼽힌다. 하지만 게임, 여행지 동영상 시청 등 여가 시간에 ‘가끔’ 이용하는 콘텐츠라는 편견이 강하다. 스마트폰이나 TV처럼 일상 생활에 깊숙이 들어왔다는 인상도 적다. VR게임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손맛’을 따라갈 수 없고, VR로는 실제 여행지에서 실제로 보고 느끼는 것 만큼 만족하기 힘들단 인식도 있다.

반면 KT의 ‘슈퍼VR’을 실제 체험해보니 VR에 대한 이 같은 편견이 일정 부분 깨졌다. 여가 생활은 물론 교육, 쇼핑 등 예상보다 적용 가능한 ‘일상 콘텐츠’가 많았다.

KT는 2019년 5G 상용화 직후 독립형 VR 서비스 ‘슈퍼VR’을 출시했다. 기기는 피코(PICO)의 ‘G2 4K’로 45만원이며, ‘수퍼VR 패스’ 등 서비스 월 8800원부터 시작하는 구독형 모델이다. 4K 초고화질 동영상과 게임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영어 교육, 쇼핑, 부동산 중개, 명사 강연 등 다양한 영역으로 콘텐츠를 확장했다.

▶VR AI강사와 프리토킹… ‘입이 트이는 영어수업’=KT는 교육 방면으로 VR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업 중이다. 그 중 AI(인공지능) 교육 전문 스타트업 머니브레인의 ‘스픽나우’가 VR기기로 들어왔다. 챗봇, 음성·영상 합성 기술이 적용된 AI강사와 회화 연습을 할 수 있다. 대화 탬플릿이 짜여있는 회화 외에도 프리 토킹, 2000개가 넘는 단어 학습도 가능하다.

회화 학습은 ▷일상 대화 ▷비지니스 ▷의사표현 ▷여행 ▷연애 ▷영어 면접 등 총 12가지 코스로 나뉘어있다. 각각의 코스는 세부적으로 10~20개에 달하는 미션으로 구성돼있어, 상황에 따른 회화를 연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애 코스의 경우 처음 보는 상대방에게 대화를 거는 것은 물론, 친구에게 ‘소개팅’을 요청하는 미션, 첫 번째 데이트, 연애 상황 중 발생하는 다툼 등 매우 세세하게 나뉘어있다.

VR 기기를 통한 영어 회화의 강점은 ‘편안함’이었다. 기기와 인터넷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학습이 가능하다. 반복 학습도 ‘무제한’이다. 시간이나 장소가 정해져 있는 회화 학원, 전화 영어보다 더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사람이 아닌 AI강사인 덕에 완벽한 문장을 구사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었다. 일단 하고 싶은 말을 ‘막’ 던지는 ‘입이 트이는’ 영어였다.

인터넷 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영어 회화보다 몰입도가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주변과 차단돼 눈 앞의 AI강사와 대화를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딱딱한’ 회화 문장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한 표현으로 채워져 있었다. 평소 관심 있던 상대에게 말을 거는 경우 “너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렸더라?”와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지나치게 관심을 표하면 AI 강사가 “너무 부담스럽다”며 거부감을 표한다. 어떤 점이 부담스럽냐고 묻자 “회사 프린터기도 알 정도로 좋아하는 티를 너무 내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상대방의 호감을 얻지 못해 연애 미션은 ‘실패’했다.

AI 강사인 탓에 대화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단점이었다. 프리 토킹 모드에서 같은 질문이 반복되거나, 부정확하게 구성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지방, 해외서도 강남 백화점 VR투어=KT는 오프라인에서도 VR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의 프리미엄 편집숍 ‘더 콘란샵’과 협업해 VR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스마트폰과 웹 사이트를 통해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위치한 매장을 고화질로 살펴볼 수 있다. 물건을 클릭해 가격, 제품명 등 정보를 확인한 후 구매까지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속 콘란샵 VR투어를 VR기기에 띄우자 매장 전경이 한층 더 실감나게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쇼핑도 ‘비대면’이 대세인 요즘. 서울부터 부산, 해외에서까지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유명 쇼핑몰을 VR로 체험할 수 있게 됐다. KT의 VR기기는 기기와 스마트폰 화면을 서로의 기기에 띄우는 ‘화면 공유’ 기능을 지원한다.

VR투어와 실제가 얼마나 유사한 지 경험하기 위해 직접 콘란샵을 찾았다. VR투어 출시 후 한 달이 지난 탓에 디테일에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VIP룸, 주방, 파우더룸 등 콘란샵의 전체 구조와 가구 배치 상태를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다만, VR기기와 연결할 경우 ‘블루투스’ 기반인 탓에 반응 속도가 느렸다. VR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해 장소를 이동하는 것 또한 번거로웠다.

KT는 이밖에도 ‘슈퍼VR’을 통해 ▷8K 스트리밍 서비스가 포함된 ‘슈퍼VR와치’ ▷올레TV, 시즌 등 IPTV와 OTT 감상 ▷아프리카TV와 협력한 e스포츠 중계 ▷아이돌VR콘서트 ▷VR 면접 훈련 ▷VR명상 ▷VR 부동산 중개 서비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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