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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초 산 신상 점퍼값이 벌써 후드득”…연초부터 또 ‘눈물의 세일’ [언박싱]
“재고 없애야 한다”1월 내내 할인가
직원 줄이고 브랜드 털어도 “터널 끝 안 보인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매장.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1월 초에 산 겨울 신상 점퍼, 오늘 아웃렛 가니까 가격이 후드득 떨어진 것 있죠?” 패션업계 불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패션기업들이 연초부터 겨울 시즌 상품들을 대폭 낮춰 판매하기 시작했다. 주요 브랜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해 내내 진행했던 ‘눈물의 세일’에 이어 ‘연초 세일’까지 하게 됐다.

“재고 없애야 한다”…1월 내내 할인가

2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코오롱몰·롯데지에프알 등은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진행하는 시즌오프 세일에 들어갔다.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세일 대상은 가격대가 있는 고급 브랜드부터 SPA 브랜드까지 다양하다. 삼성물산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1월 내내 가을·겨울상품을 온라인에서 최대 65%까지 할인한다.

롯데지에프알 세일을 진행하는 롯데온은 재고 소진을 위해 우수 고객(VIP)만 초대했던 패밀리 세일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롯데온은 세일가에 구매할 수 있는 고객 범위를 롯데온 회원 전체로 확대했다. 오프라인 행사비용을 축소한 만큼 할인품목과 할인율도 최대 80%까지 대폭 확대했다.

연초부터 시즌오프 세일에 들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재고 회전율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재고는 패션기업에 독이다. 코로나19로 낮아진 재고 자산 회전율을 회복하기 위해 파격 세일·장기 세일을 진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직원 줄이고 브랜드 털어도 “터널 끝 안 보인다”

지난해 ‘무엇을 해도 안 풀렸던’ 패션기업들은 인력을 줄이고 사업을 접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패션기업들의 임직원은 9개월 사이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100명까지 인원을 감축했다. 2019년 12월 31일 기준 1523명이었던 삼성물산 패션 부문 임직원은 지난해 9월 기준 1411명으로, 112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LF는 1086명에서 1013명으로 감소했고, 신원은 639명에서 550명으로 임직원 수가 변동됐다. 지난해 한 차례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신성통상의 전체 직원 수는 28명 줄고, 단기간 근로자 수가 전년 대비 늘었다.

브랜드를 접는 기업도 지난해부터 많아졌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신세계톰보이는 남성복 코모도의 영업을 중단하고 매장을 상반기 중 철수한다고 밝혔다. 여성복 센존도 이번 상반기 내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하고, 온라인 판매 전용 브랜드로 전환한다.

사업을 접는 옷가게 사장님도 많아졌다. 중고거래 플랫폼 헬로마켓에 지난해 3분기까지 ‘폐업’과 ‘가게 정리’ 키워드로 가장 많이 등록된 제품은 여성의류였다. 등록된 물건도 전년 대비 95% 증가했고, 특히 오프라인 상점의 중고거래 처분이 늘었다.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는 패션소품 가게. [연합]

다만 이번 세일이 연례행사일 뿐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세일을 진행하는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재고는 비슷한 수준”이라며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니 온라인에서 더 많은 고객을 만나기 위해 할인가를 높여 세일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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