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선 출퇴근·학군 좋은 아파트 위주로 실수요자 몰려
서울·경기 다 오르고 나니 인천 상대적 저평가 인식
주택 실수요자들이 교통과 학군이 좋은 곳들을 선택적으로 알아보면서 인천과 부천 내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들은 매맷값이 크게 올랐다. 사진은 최근 실거래가 7억원대, 호가 8억원대에 이른 인천 부평구 삼산동 삼산타운주공7단지 아파트.[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요즘 신혼부부들은 똑똑해서 돈 있으면 전세 안 살고 집 살 생각하더라고요. 강남 쪽이 직장인 사람이 많아서 7호선 타려고 부천 쪽을 많이 알아보고요. 부천 기피한다는건 옛말이죠.”(부천시 상동 A공인 대표)
27일 한국부동산원 3월4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22일 기준)에 따르면 경기도 부천시 아파트의 매매값은 전주 대비 0.54% 올랐다. 2020년 이래로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부천은 서울의 서쪽 구로구와 양천구와 맞닿아 있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한동안 낙후된 구도심 이미지로 인해 주거 선호도가 낮았지만 서울의 집값이 심하게 오르면서 부천으로 눈 돌린 수요자가 많다.
특히 학군에 크게 영향을 안 받는 맞벌이 신혼부부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인천에 사는 다주택자 박 모씨(63세)는 인천 계양구의 집 한 채를 곧 결혼하는 딸에게 증여해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자녀들이 인천 대신 부천에 집을 얻겠다고 해 매도했다. A씨는 “증여받으면 대출을 안 받아도 되는데 애들이 모두 서울 출퇴근을 하다보니 7호선은 포기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면서 “인천 아파트를 판 돈에 둘이 은행대출을 최대로 받아서 부천에 등기쳤다”고 밝혔다.
수요가 많아지니 자연스레 가격도 따라 올랐다.
부천 상동 효성센트럴타운아파트 85㎡은 지난 1년여 사이에 매매가가 2억2000만여원이 올랐다. 최근 실거래가 평균은 7억8700만원 가량이며, 호가는 8억원이 넘는다. 매물 컨디션에 따라 9억원 턱밑까지 오른 가격을 부르는 경우도 있다.
같은 7호선 라인인 인천 부평구의 집값도 마찬가지다. 인천 구도심 내에서 학군이 양호한 곳으로 꼽히는 부평구 삼산동 일대의 아파트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이 지역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삼산타운주공7단지 84㎡은 최근 실거래가 평균이 7억원 가량이다. 1351가구 대단지임에도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매물은 2, 3개가 전부다. 호가는 8억원이 넘는다.
이 단지 내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는 “작년 하반기에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한차례 쓸고 갔기 때문에 매물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나와있는 매물은 이 가격에 팔리면 좋고, 안 팔려도 그만인 사람들이 내놓은 물건이라 호가가 다소 높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도 “누가 한 때 ‘서울 살다 망하면 인천 간다’는 말을 했었는데 생각이 깨인 사람들은 교통 좋고 학군 좋으면 터를 잡는다”며 “옆에 영상문화산업단지가 개발되면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간 리브부동산 주택시장동향(22일 기준)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0.82% 올랐다. 3월 첫째주 0.63%을 기록한 이후 0.74%, 0.82% 등으로 상승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상승폭이 줄어든 서울 집값과 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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