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분위 아파트값 10억1588만원
1분위 아파트값 1억1599만원 기록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 8.8…역대 최고
서울은 1분위 아파트값도 5억원 넘어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전국 상위 20% 아파트 값이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9억원을 돌파한 지 6개월만이다. 하위 20% 아파트값은 1억1000만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상위 20%와 하위 20% 아파트 가격의 격차는 역대 가장 많이 벌어졌다.
31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3월 전국 5분위(상위 20%) 아파트 가격은 평균 10억1588만원으로 전월(9억9077만원)보다 2.5% 오르면서 역대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전국 5분위 아파트값은 2013년 9월(4억7337만원)을 최저점으로 꾸준히 상승해 2015년 7월(5억291만원) 5억원대로 올라섰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서, 2018년 2월(6억628만원) 6억원을 넘었고, 그해 11월(7억96만원) 9개월만에 다시 7억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세금부담 강화 등 고가주택 규제를 강화하자, 5분위 아파트값은 한동안 7억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재산세 등 보유세 부과 기준일이 지난 작년 6월 이후 다시 폭등하기 시작했다. 2020년 6월(8억1635만원) 8억원을 넘었고, 그해 10월(9억2025만원)엔 9억원대로 올라섰다. 그리고 이번에 올해 3월 마침내 10억원대를 기록했다. 5분위 평균 아파트값이 8억원에서 10억원을 돌파하는데 단 10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연합] |
같은 시기 전국 1분위(하위 20%) 아파트값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5분위 아파트값이 최저점을 찍었던 2013년 9월 1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1억183만원을 기록했고, 이후 꾸준히 오르긴 했지만 1억1000만원 전후 수준에 머물렀다. 집값이 본격적으로 올랐던 2017년 8월(1억1891만원)이 역대 가장 높은 가격이었고, 올 3월엔 1억1599만원을 기록해, 고점 대비 소폭 하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로써 5분위와 1분위 아파트값의 차이를 나타내는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8.8로 KB국민은행 통계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를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주거 유형의 절반(50.1%)을 차지하는 아파트값의 격차가 역대 가장 크게 벌어졌다는 이야기다.
전국 기준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과 달리 서울 아파트값은 상위 20%나 하위 20%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올 3월 기준 21억1748만원으로, 역대 처음으로 21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12월(20억13만원) 20억원을 돌파한 이후, 평균 1억원이 더 오르는데 단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서울 1분위 아파트 가격 상승폭도 크다. 3월 서울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458만원으로 전월(4억9674만원)보다 1.5% 뛰면서 역대 처음 5억원을 넘었다. 서울 1분위 아파트값은 지난해 6월(4억329만원) 4억원대로 오른 후 10개월만에 다시 5억원을 돌파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계속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 고가 아파트 상승세가 가파르다”며 “하위 20%가 몰려 있는 지방 아파트값은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자산 양극화 현상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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