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20년 넘은 구축 아파트 상승폭 ↑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낡은 아파트가 신축 아파트보다 더 많이 올랐다.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서울 대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구 개포동 일대 재건축 진행 단지와 주변 아파트 모습 [연합] |
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준공 20년이 넘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올해만 2.40% 상승했다.
반면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는 같은 기간 상승률이 1.20%에 머물렀다.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감이 아파트 가격 상승폭을 2배 밀어올린 셈이다.
서울에서도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이 활발히 거론되는 지역의 구축 아파트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소위 강남 4구로 불리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20년 초과 아파트는 올해 3.08% 상승했다. 압구정과 대치, 서초, 잠원, 반포, 잠실 등 주요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결과다.
다음으로는 동북권 2.35%, 서남권 2.07%, 서북권 1.63%, 도심권 1.21% 등의 순으로 구축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구축 아파트값이 뒤따라 오르며 가격이 키 맞추기 한 측면이 있다”며 “압구정 등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이 속도를 내면서 분위기를 주도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은 해당 지역 전체의 집값 상승도 견인했다. 올해 들어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1.79% 올랐지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위치한 송파, 노원 등의 상승폭은 평균을 웃돌았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2.89%로 가장 많이 올랐고, 노원구 2.82%, 서초구 2.58%, 강남구 2.40%, 마포구 2.14%, 양천구 2.08% 등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 올해로 준공 44년이 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전용면적 82.51㎡ 기준 1월보다 5억원이 오른 28억1100만원에 최근 거래됐다. 노원구에서도 완공 33년 된 상계동 주공 12차 66.56㎡가 지난달 하순 8억4000만원을 찍으며 연초 실거래 가격인 6억7800만원을 경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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