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강릉의 경우 휴가철 시작된 7월 상승폭 더 커져
외지인들 투자 비중 상승세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아름다운 바다가 함께하는 유명 해양 휴양 도시들의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특히 여름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에는 제주도와 강원도 강릉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해양 휴양 도시의 외지인 매매 비중도 올해들어 크게 높아졌다. 마치 휴가 간 길에 아파트 한 채를 쇼핑 카트에 담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 17일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강릉 경포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 |
2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제주도와 강원도 강릉의 아파트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각각 1.5%와 2.9%가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제주도 아파트는 올해들어 6월 말까지 7.3%가 상승했다. 여기에 7월 상승분까지 더하면 올해 총 8.8%가 올랐다. 2018년부터 작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것과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강원도 강릉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미분양 관리지역’이던 강릉 아파트는 올해 7월까지 10.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분양 주택 숫자도 동시에 크게 줄었다.
강릉의 7월은 특히 뜨겁다. KB국민은행 주간 통계 기준 강릉의 7월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2.9%에 달한다. 지난주 집계에서는 전국 시군 중 상승률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자료=KB국민은행 |
해운대·광안리 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부산과 서해안의 군산 아파트 가격도 마찬가지다. 부산에서도 해운대 해수욕장이 있는 해운대구는 올해 아파트값이 16%나 올랐다. 광안리 해수욕장의 수영구 역시 11.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군산 아파트 가격도 올해 크게 올랐다. 군산 내 각종 생산공장의 부진과 철수로 실업률이 올라가며 부동산도 약세를 면치 못했던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군산의 올해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12.5%에 달했다.
이 같은 해안 도시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외지인 투자와 관련이 높다는 분석이다. 제주도의 경우 가격이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던 지난해 서울 등 외지인의 구매 비중은 20%를 넘지 않았지만, 올해는 1월 28.2%, 3월 23.8% 등으로 크게 늘었다.
연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다 확진자 수를 갈아치우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렌터카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
강원도 강릉도 마찬가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강릉 아파트를 전체 거래건수 중 서울 및 기타 지역 외지인이 매입한 비율은 33.8%에 달했다. 군산은 비규제지역으로 각광받으며 투자 수요가 늘었고, 여기에 인근 전주의 팽창 효과까지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부산의 경우 외지인의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 내외로 지난해와 큰 변화는 없다. 대신 부산 전체적으로 재개발과 재건축이 활발해지면서 해운대와 수영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폭도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