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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S그룹 ‘구’씨 회장님은 왜 ‘구’년마다 바뀔까…[비즈360]
서울 용산 LS그룹 사옥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범 LG가(家)인 LS그룹의 총수가 9년 만에 교체된다. 현 구자열 회장이 무역협회 회장 자리에 오르기도 했지만, 그것보단 9년 주기로 사촌간 회장을 돌아가며 맡는 LS그룹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LS그룹은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고 예측 가능성이 높은 지배구조로 경영의 투명성을 꾀하고 있단 평가를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총수 임기인 숫자 9와 성인 구씨의 동음이 맞물려 흥미를 끌고 있기도 하다. 새로 선임될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구 현 회장보다 11살 어리고 그룹 미래혁신단장을 맡아왔단 점에서 디지털 전환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필두로 한 새바람의 주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S그룹은 오는 26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구자은 회장은 신임 그룹 회장으로 선출할 계획이다. 회장 임기는 내년 1월 시작되며, 9년 임기 전통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LS그룹의 사촌경영 전통은 그룹의 태생에서 비롯된다. LS그룹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들인 고(故) 구태회·구평회·구두회 삼형제가 LG에서 전선 부문을 계열 분리하며 창립됐는데, 퇴임 후 경영권도 각자의 장자가 순환 승계하는 방식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 구태회 회장의 맏아들인 구자홍 현 LS니꼬동제련 회장이 지난 2004년 초대 회장을 맡았고, 9년이 지난 2013년 고 구평회 회장의 아들인 구자열 회장에 총수 권한을 넘겼다. 그러다 다시 9년이 도래한 올해 고 구두회 회장의 아들 구자은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구자은 회장은 2세 경영의 마지막 주자로 임기가 끝나는 2031년부턴 LS그룹이 3세 경영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구자은 회장은 다양한 현장 경험을 갖춘 ‘부드러운 리더’ 타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LG그룹 전통에 따라 1990년 LG정유(현 GS칼텍스)에 일반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LG전자, LG상사, LS니꼬동제련, LS전선, LS엠트론 등을 거치며 전자, 상사, 정유, 비철금속, 기계, 통신 등 여러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임원이 되는데 14년이 걸렸고, 그 중 7년을 공장서 근무하며 실무 감각을 익혔다. 현재는 LS그룹의 산업기계 및 첨단부품 전문기업인 LS엠트론을 이끌며 올 상반기 매출(5262억원)을 전년동기대비 37.4% 성장시켰으며 208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또 구 회장은 2019년부터 그룹 미래혁신단장을 맡으며 계열사별로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 과제를 촉진하고, 애자일(agile·민첩) 경영기업을 전파하는데 힘쓰고 있다. 특히 LS전선이 올해 도입한 ‘원 픽’ 시스템은 구 회장이 주도한 대표 혁신 사업으로 꼽힌다. 이메일을 통해 제품 재고를 확인하고 주문을 넣던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온라인 시스템으로 개편, 반나절이 넘게 걸리던 재고 확인 시간을 1분으로 단축시킨 것이다. 미래혁신단은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agile transformation)과 ‘세일즈 트렌스포메이션’(sales transformation)을 양대 이니셔티브로 지정, 그룹의 변화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현재 LS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그룹 3세는 모두 4명이다.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1977년생),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1979년생), 구동휘 E1전문(1982년생),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상무(1984년) 등이다. 이 중에서 3세 경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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