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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차트 보면 속터져요” 상속세 때문에 왜 개미만 피해? [비즈360]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이 물어야 할 과도한 상속세에 개미도 운다?”

삼성전자 오너 일가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추정되는 지분 거래로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대로 내려앉았다. 1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상속세를 물기 위한 거래로 분석된 가운데, 과도한 상속세 규정에 삼성전자 주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5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와 동일한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3거래일 만인 24일 다시 7만원 밑으로 주가가 내려왔다.

주가 하락은 전일 오너 일가의 블록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보유지분 0.33%에 대해 KB증권과 신탁 계약을 체결한 주식 매각 물량으로 추정된다. 홍 전 관장의 지분은 25일 종가 기준(7만500원)에서 주당 2.4%의 할인율이 적용된 6만8800원으로 전량 매각됐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관련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거래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주식은 삼성전자 4.1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9%, 삼성SDS 0.01% 등이다.

홍 전 관장과 자녀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은 이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SDS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법정비율 등을 반영해 상속받았다.

유족들이 내야 할 상속세는 약 12조원으로 이 가운데 주식에 대한 상속세만 11조400억원 수준이다. 연부연납제도로 납부하고 있지만 매년 부담금이 2조원에 달한다. 각각 홍 전 관장이 3조1000억원, 이재용 부회장이 2조9000억원, 이부진 사장이 2조6000억원, 이서현 이사장이 2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삼성 오너 일가는 2020년 10월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로 인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잇따라 주식 처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삼성SDS 주식 301만8860주(3.9%)를 블록딜로 처분, 1900여억원을 확보했다.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해 12월에도 삼성생명 주식 약 346만주를 처분한 바 있다.

주주들은 주식 게시판을 통해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스마트폰 등에 대한 악재성 소식이 있는 상황에서 블록딜까지 이뤄지니 산 가격(7만원 이상 가격)까지 언제 주가가 오를 수 있을지 걱정된다”, “저가 매수 기회인지, 아니면 손절(손해를 보고 매각) 타이밍인지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등 의견을 내놨다.

동시에 현재 상속세 규정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최대주주 할증평가까지 더해지면서 최대 60%로 세계 최상위권이다. 일부 기업들은 상속세 부담에 가업 승계를 포기하는 등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직계비속에 대한 기업 승계 시 우리나라의 실효세율은 58%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최상위 수준으로 일본(55%)이나 미국(39.9%), 독일(30%), 영국(20%)보다 높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업승계가 단순한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기업의 존속 및 일자리 유지를 통해 국가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상속세율이 기업과 시장 전반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재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경제단체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새 정부에 상속세와 법인세 인하 등을 건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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